충주시·제천시·진천군·음성군 등 고배
기업 재정상황 등 꼼꼼한 사전 검증 필요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충북 지자체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특정산업 육성 등 민간 자본이나 사업 유치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시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위해 나서는 것이지만 구체적 사업 검토나 계획없이 민자 유치에 나섰다 낭패를 보고 있어 꼼꼼한 사전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3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충주시가 민간 자본을 유치해 조성했던 세계무술공원 내 라이트월드 사업은 끝내 무산됐다.

시는 지난달 말 공원 용지 14만㎡를 사용 중인 유한회사 라이트월드에 사용수익허가 취소를 통보했다. 이 회사는 2018년 2월 이 땅을 5년 동안 임대하는 내용의 약정을 시와 체결했다. 이어 같은 해 4월 ‘빛 테마파크 충주 라이트월드’를 열었다.

하지만 투자 유치 실패와 경영난 등이 겹치면서 시유지 사용료 체납, 시설물 불법 전대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시는 어렵게 유치한 민자 사업인 만큼 최대한 성사 쪽으로 가보려 했지만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자 결국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제천시가 추진했던 청전지하상가 사업도 실패로 끝났다. 시는 20년째 방치 상태인 상가의 시설물 소유권 확보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사업자 지정 철회와 사업시행 허가 취소 등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가 직접 관리에 나서기 위해서다.

청전지하상가는 1998년 ㈜선덕실업이 20년 동안 사용 수익하는 조건으로 29억원의 민간 자본을 유치해 건설했다. 지하도와 지하상가 26개, 화장실 등을 갖췄으나 2005년 사업자의 청산 등으로 추진은 지지부진했다.

그동안 시는 일곱 차례에 걸쳐 준공 촉구와 사업시행 계획 변경절차 이행 등을 요구했으나 사업 주체가 사실상 공중 분해돼 이 또한 이행되지 않았다.

진천군이 공을 들인 신한은행 연수원 건립도 백지화됐다. 신한은행과 군은 2011년 9월 연수원을 짓기로 투자협약을 체결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무산됐다.

신한은행은 근무환경이 변화해 기존 연수원으로 충분히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고 판단,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진천군 광혜원면 일원 31만6천552㎡의 터는 8년 동안 개발도 못 한 채 방치됐다. 군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음성군은 최근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충북에서 유일하게 후보지 10곳에 이름을 올렸지만 우선협상 대상에 선정되지 못했다.

군은 유치 의향서에 네이버 측이 요구하는 용지와 전력 사용량, 상수도 이용 등을 담아 제출했다. 군(郡) 단위로는 유일하게 후보에 올랐지만 뒤늦게 유치에 뛰어들어 준비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충북도 관계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국비를 지원받거나 자체 예산을 들여 추진하기는 어려워 민자를 유치하는 것”이라며 “다만 민자 유치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기업 재정과 경영 상황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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