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연말에 발표될 2018년 기준 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 합계가 비수도권 전체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내년 비수도권 총인구도 수도권에 따라잡히게 되는 상황에서 비수도권의 경쟁력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더욱 고개를 들고 있는 지방소멸의 위기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없으니 인구가 줄고 있고 인구가 줄고 있으니 개발수요가 낮아져 낙후되고 있는 악순환에 빠져있다.

반면에 교통·산업 인프라가 집적되어 있는 수도권에는 투자와 일자리가 더욱 몰리고 있어 수도권과밀화 현상이 완화되기는커녕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금액이 120조원에 달하는 SK하이닉스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기도 용인에 입지가 결정됐을 당시 충청권의 실망감은 상당했다.

참여정부시절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혁신도시조성과 함께 시행했던 공공기관 이전은 이러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 구조를 해소하고 지방발전의 촉매제를 만들기 위해 추진됐었다.

비수도권의 GRDP가 공공기관 이전이 시작됐던 2005년 당시 급격히 상승했던 점은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효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 정부는 지난 참여정부 때 추진했던 혁신도시 정책을 계승해 ‘시즌 2’라는 정책 속편을 만들어 파격적으로 추진한다고 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지역별 특화산업 육성이라는 뻔한 레퍼토리여서 ‘파격’ 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수도권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 방침을 밝히며 ‘혁신도시 시즌2’ 본격화에 불을 지폈지만 불쏘시개가 될 그 어떤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법제처로부터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시행해야한다는 확정 답변을 받아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뒷짐만 쥐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8월 국회에서 ‘공공기관 이전 시즌2 어떻게 할 것인가’의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공공기관 추가이전 대상이 되는 수도권 공공기관이은 21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에서 제기된 내용 중 전국의 공공기관 및 공직 유관단체 508곳 가운데 현재 비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과 법령상 수도권에 남아있어야 하는 기관을 제외한 모든 공공기관이 추가이전 대상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이들 공공기관이 투자·출자한 회사 279곳에 대해서도 지방 이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은 수도권에 두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공공기관은 원칙적으로 지방 이전 대상임을 명시하고 있다.

법령에 명시된 의무를 따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들은 저마다 수도권에 있어야 할 ‘불가피성’을 내세우며 이핑계 저핑계만 대고 있다.

더 나아가 법령상 지방 이전 대상은 아니라 해도 공공기관의 투자·출자회사 279곳 역시 공공기관과 한데 묶어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은 균형발전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운영의 효율성 면에서도 필요하다.

총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정부와 정치권에서 책임성을 갖고 공공기관 2차이전 추진을 본격화해 다시금 ‘국가균형발전’ 이라는 화두에 불을 붙여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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