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최근에 한 전통시장에서 1등에 당첨된 로또복권이 발단이 되어 형제간에 다투다가 형이 동생을 살해하게 된 안타까운 사건이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비록 공돈이지만 그 귀한 돈을 가난한 동생에게 나눠 줘 집을 살 수 있게 한 형은 보기 드믄 사람이다. 그렇다고 25만원 대출금 이자를 보태주지 않은 동생도 크게 잘못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는 아니다. 그 기사를 접하기 전날 나도 집사람과 함께 복권 명당이라는 곳을 지나가다가 만원어치 복권을 샀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꼴등 하나 맞추지 못하였다. 세상사 많은 일들이 돈에 웃고 돈에 울고 살지만 그 내면을 보면 안타까운 일들이 많다.

인간은 자유를 열망하고 그 자유를 지키고자 노력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많은 경우 인간이 열망하는 자유를 보장한다. 어떠한 구속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또는 보다 구체적으로 선택의 자유를 돈이 제공하여 준다. 이에 새무엘 버틀러는 사랑의 신 큐피드의 화살도 금으로 촉을 만들면 명중률이 높다고 한다. 그러나 돈 자체가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돈은 자유를 위한 수단으로 그것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쓰는가에 의하여 인간은 자유를 얻게 된다.

이 자유를 열망하는 만큼 인간은 본능적으로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한다. 혹자는 인간을 다른 동물과 다른 것을 이 돈을 원하고 돈 걱정을 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이 돈을 추구하는 것을 본능이라고 하니 트럼프가 돈을 이유로 세계정치와 경제체제를 뒤흔들어도 어느 나라도 대놓고 이야기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돈 때문에 싸우고, 돈 때문에 의가 상하여 보지 않는 세상을 무어라 말할 수는 없다.  

영국의 여류 소설가 조지 엘리엇(George Eliot)의 소설 가운데 사일러스 마아너(Silas Marner)가 있다. 소설의 주인공 마아너는 고향에서 도둑 누명을 쓰고 라벨로라는 작은 마을에서 옷감을 하루 16시간씩 짜면서 마을 사람들과는 왕래도 없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의 유일한 낙은 옷감을 팔아서 모은 금화를 냄비에 담아서 감추어두고 매일 밤 그것을 보는 것이다. 어느 날 그 돈을 누군가 훔쳐가자 돈을 찾겠다고 돌아다녔지만 찾지 못하고 돌아온 날 밤, 집에 두 살배기 여자아이가 난로 앞에서 잠자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마아너는 그 고아를 친 딸처럼 보살피기 시작하였고, 이를 계기로 마을사람과 함께 하는 모습과 마아너가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돈으로 닫힌 마음, 사랑으로 열린 마음과 인간성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돈으로 만들어지는 안타까운 일이나 비극은 대부분 돈이 자유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에 발생하게 된다. 인간이 돈을 추구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하나 돈이 인간은 아니다. 그러므로 돈으로 인간성을 버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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