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번식기로 출몰 활발…각 지자체 긴장
청주시, 상설 포획단 가동해 개체수 조절 계획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충북에서 ‘멧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최근 멧돼지가 연이어 도심을 헤집고 다니면서 사람을 무는 등 피해를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오후 11시28분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탑동 한 도로에서 A(32)씨가 몰던 1t 화물차에 야생 멧돼지 한 마리가 치여 죽었다.

이 사고로 A씨의 화물차가 부서졌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이날 오전 7시20분께 서원구 모충동과 수곡동 일대에서도 멧돼지 8마리가 출몰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모충동 한 골목길에서 멧돼지 1마리에 실탄 9발을 격발, 모두 명중 시켜 사살했으나 B(57) 경위가 멧돼지에 다리를 물려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날 달아나던 다른 멧돼지 한 마리는 모충동 한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었고, 나머지 6마리는 야산으로 사라졌다.

지난 12일 청원구 내덕동 안덕벌 일대에서는 행인 C(70·여)씨가 인근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에 들이 받혀 머리 등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소방당국은 가을철 연중 멧돼지 출몰이 가장 활반한 시기인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한다.

20일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4년(2016~2019년 8월)간 멧돼지 출동 신고는 총 419건이 접수됐다.

이 기간 가을철(9~11월) 신고 건수는 160건으로 전체 38.18%를 차지하고 있다.

충북소방 관계자는 “가을철은 멧돼지의 번식기로, 많은 먹이가 필요한 시기”라며 “멧돼지와 마주쳤을 땐 절대 소리치거나 등을 보이지 말고 나무나 바위 뒤에 숨은 뒤 신속하게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쌀쌀해진 가을철 월동 준비에 나선 멧돼지들이 잇달아 도심 등에 나타나자 각 지자체에서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기도 등에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가 발견되면서 충북도 내에서도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에 청주시는 매봉산과 구룡산 일대에서 멧돼지 포획에 나섰다. 시는 지난 19일 도심에 멧돼지가 잇따라 출몰한 것과 관련해 야생동물피해방지단 4명과 사냥개 4마리를 동원해 수색활동을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산에 먹이가 부족하거나 짝짓기 철인 10~12월에 멧돼지가 도심에 자주 출몰할 수 있다”며 “상설포획단을 가동해 멧돼지 개체 수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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