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이원묘목 3만주가 지난 주말 우여곡절 끝에 북한에 보내졌다. 이원묘목의 북송은 2001년 3만1천1주를 보낸데 이어 두 번째다. 70년 전통의 이원묘목영농법인이 북한의 과수묘목 발전을 위해 북송을 추진한 것은 장려할 일이지만 육로수송이 실패하면서 연기론이 많았다.

그러나 영농법인은 북한으로부터 구체적인 식재장소와 일정을 통보받지 않은 채 북송사업을 밀어붙였다. 게다가 2001년에 이어 이번에 북송된 묘목도 구체적인 일정을 통보받지 못한 채 남포에 가식한다는 정도만 알고 북송을 추진해 당초의 취지가 퇴색됐다.

묘목은 생물인 만큼 육로를 통해 북송을 할 경우 시간·경제적 도움 뿐만 아니라 묘목의 안전에도 바람직하다. 영농법인의 희망처럼 남북경협(개성)의 지역에 묘목을 심는 것은 상징성은 크지만 현지 여건 상 이 곳에 심기는 어렵다는 것이 충분히 예측됐다.

이번 북송은 기상악화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묘목을 포장하고 선적·하역까지 감안할 경우 7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묘목의 안전에도 장담할 수 없다. 가뜩이나 정부가 ‘북한에 퍼준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깔려 있는 마당에 민간단체마저 이벤트에 집착한 나머지 묘목을 퍼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이번 북송은 날씨도 도와주지 않았다. 기상악화로 남포항이 폐쇄되면서 예정일보다 3일 늦은 지난 9일에야 인천항 출항, 10일 남포항에 하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옥천군과 영농법인 회원들이 묘목의 안전을 위해 포장을 재점검하고 수분증발을 막기 위해 드라이아이스를 긴급 지원했다.

이원묘목영농법인은 이번 북송사업과 관련, 반성할 대목도 없지 않다. 해로 수송보다 안전한 육로수송을 선택했다면 끝까지 관철시켜야 했고 무리한 북송은 자제했어야 한다. 마치 못 보내서 안달하는 것처럼 잘못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북송은 그 자체가 갖는 의미와 파급효과를 고려하되 상호신뢰와 실사구시를 바탕으로 남북교류를 추진해야 한다는 소중한 체험과 향후 과제도 남겼다.

기왕에 이원묘목이 북한에 전달됐다면 잘 심고 가꿔야 한다. 식량이 부족한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대체작목으로 과일을 공급하고, 더 나아가 ‘통일의 상징목’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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