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칼럼]결혼과 행복
[김병연 칼럼]결혼과 행복
  • 충청매일
  • 승인 2019.10.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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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주예총 부회장

[충청매일] 결혼은 축복이다. 독신으로 지내는 젊은이들이 하도 많은 세상이 되다 보니, ‘결혼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효도’하겠다. ‘과년한 딸!’을 가진 부모들은 머리가 천근만근이라고 아우성(?)이다. 지난 9월에는 40여년 전 고등학교 때 담임을 했던 제자의 자녀들 결혼식 주례를 두 번이나 섰다. 둘 다 아주 특별한 인연들이라서 내 마음이 매우 흐뭇하였다.

박(朴)군은 고교 재학 때는 운동을 잘해 나와 아주 각별히 지냈다. 30여 년 전 청주에 와서 아리따운 아가씨를 만나 결혼을 할 때 내가 주례를 섰다. 그들 부부는 김밥장사로 시작해 안 해본 것 없이 억척으로 살았다. 고진감래라! 이제는 슬하에 남매를 두고 어엿한 가정을 꾸렸다. 지난달 딸이 결혼할 때도 내가 주례를 섰다. 그러니까 아버지와 딸! 2대에 걸쳐 주례를 선 것이다. 신부는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알뜰히 돈을 모아 신혼집도 스스로 마련했다고 한다. 

배(裵)군도 40여 년 전 고등학교에서 2년간 담임을 하였다. 행군(소풍)을 갔을 때 “선생님 우리 아버지가 주신 거예요!”라며, 진달래 술을 한 병 가지고 와서 선셍님들과 맛있게 먹었다. 그는 항상 웃는 얼굴이라서 친구들과도 아주 원만하게 지낸 선량한 학생이었다. 사관학교에 진학해 장교로 임관돼, 대대장 시절 강원도 화천에 있는 부대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제 아내 덕분에 군 생활을 무사히 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며, 아내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였다. 전방 초소도 직접 방문해 탱크도 타 보았다. 지금은 모교인 사관학교에서 대령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그의 아들 주례를 섰는데, 아들은 소방공무원이고, 신부는 보건소에서 근무한다고 한다.

결혼 주례가 끝나자, 신부의 어머니가 내게 다가 오더니 자기도 옥천여고 제자였다고 한다. 조금 있으니 신부 어머니 친구들이 내게 우르르 몰려오더니 반갑게 인사를 한다. 우리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4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 여고시절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결과적으로 그날 나는, 신랑 신부 부모들의 스승으로서 주례를 선 것이 된다.

동몽선습(童蒙先習)에 ‘혼인은 이성지합(二姓之合)이라! ‘생민지시(生民之始)’며 ‘만복지원(萬福之源)이라’라는 구절이 나온다. 주목할 단어가 ‘생민지시’이다. ‘사람이 자원이고, 사람이 경쟁력이다’란 말이 있다. 2035년부터는 우리나라도 인구가 줄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런 추세로 가면 230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5만명만 남는다고 한다. 아이를 엎고, 양손에 두 아이 잡고 길을 가는 젊은 엄마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한다. 그래서 결혼은 생민지시(生民之始: 인류가 존속하도록 하는 것)이다.

결혼은 축복이다. 결혼은 만복지원(萬福之源:모든 행복의 근원)이다. 이를 통해 인생을 완성할 수 있으며, 진정한 행복을 이룰 수가 있다. 행복을 위한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라 하겠다.

니체는 ‘결혼은 인생이 긴 대화다’라고 했다. 이 대화는 일방통행이 아니고 쌍방통행이다. 부디 결혼이라는 위대한 여정의 출발을 통해, 행복의 종착역에 도달하는 보금자리를 이루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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