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어느덧 10월이다. 청량감 있는 신선한 공기가 아침 출근길부터 필자에게 왠지 모를 설레임을 선사해주었다.

사실 이 기고문을 쓰기 전에 필자는 A4 2장 분량의 아주 날선 비판적인 논설문 같은 것을 가방에 담고 출근했었다.

그런데 충주시청에서 직원들과 금요일 아침 대청소를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필자와 같은 공간에서 묵묵히 본인의 업무에 정성을 다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여기에 써 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기 때문이다.

어제 열심히 공들여 쓴 필자의 저작이 한순간에 가방에서 빛을 보지 못하게 되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시는 시청 공무원분들과 여러 복지기관의 직원들의 행적이 빛을 보게 된다는 생각에 지금 책상에 앉아 있는 순간마저도 행복하다.

필자는 법무부 인권구조와 법률홈닥터 변호사로서 지난 5월부터 충주시 복지정책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여기서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결혼이주여성, 탈북이탈주민, 독거노인, 한부모가정분들등 사회적 취약계층분들을 위해 무료 법률상담 및 유관기관 연계를 통해 법적문제 해결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시청 공무원분들 및 여러 복지기관 종사자분들과 업무협조 관계를 맺게 되었다.

사실 필자는 고향인 전남 목포에서도 시청을 출입할 기회가 몇 회 되지 않아 시청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의 노력을 보지 못하였다.

그런데 이젠 시청으로 출근하다보니 매일 같이 야근하면서도 아침 일찍 출근하시는 분들, 끊임없이 찾아오시고 연락주시는 민원인분들을 늘 한결 같이 살갑게 응대해주시는 분들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여러 복지기관에 출장가면서는 신체적으로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 옆에서 열심히 도와주시는 분들, 답이 없는 사례에 대해 함께 모여서 열띤 토의를 하시는 분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분들과도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경청하시는 분들도 당연 필자의 눈에 들어왔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감동 그 자체가 아니겠는가.

주변에서 흔히 공무원분들이나 국가의 보조금을 받는 직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상대로 ‘철밥통’이니 ‘내가 낸 세금이 얼마인데 당연히 이렇게 해야지’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다. 물론 그분들의 주장도 다 사유가 있고 경청할 만한 사안이다.

하지만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노력하시는 분들의 수고도 소중하다는 점도 동시에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필자는 특히 이렇게 노력하시는 분들과 대화를 하면서 우리사회가 더 이상 사회적 약자들에게 무심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복지정책과 관련해 상담요청을 받은 직원들은 하나같이 시민들의 사연이 마치 본인의 사연인 것처럼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계셨다.

그 고민이 이어져 필자에게도 여러 분들이 여러 사건들을 들고 찾아오셔서 해결책을 함께 연구해보자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 고민의 끝은 결국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이었다.

이 노력들의 목표가 결국 사회적으로 소외된 분들,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 함께 연대하면 일어날 수 있는 분들을 향해 있다는 점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필자인 나부터도 보이지 않는 이분들의 노력에 힘을 보탤테니 독자들도 한번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시는 분들을 위해 마음 속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

청량감 있는 10월 초의 공기가 매서운 12월의 바람으로 바뀌기 전에 미리 따뜻한 연대를 이렇게 제안하며 기고문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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