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충주농고 교장
수필가

[충청매일] 사람이 하루를 살아도 정직하게 산다는 것이 왜 그리 어려운 것일까. 정직이란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덕목의 공통분모가 되기 때문이다. 신의,성실, 청렴, 공정, 정의, 절제, 평등 등 모든 가치의식이 정직하지 못하면 공염불이 되고 그 사람의 인격의 근본이 문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직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에 거짓이나 꾸밈이 없어 바르고 곧음”이라 명시하고 있다.

옛날 어떤 나라 임금님은 신하들의 정직성을 시험해 보고자 했다. 그래서 강낭콩과 비슷한 씨앗을 지밀상궁(至密尙宮)에게 주면서 살짝 삶아 오라고 했다. 임금님은 그 삶은 씨앗을 고운 비단 주머니에 담아 모든 신하들에게 보이며 “이것은 아주 아름다운 꽃의 씨앗이요, 이 씨앗을 여러 대신들에게 고루 나누어 줄 터이니 각자 최선을 다해 꽃을 피워 화분에 담아오시오 석 달이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오. 과인도 꽃을 보지 못 했으니 몹시 궁금하다오.”

신하들은 왕이 내려준 씨앗을 모두 정성을 다해 물을 주고 가꾸었다. 하지만 그 씨앗은 삶은 씨앗이기 때문에 아무리 정성을 다해 가꾸어도 싹이 날 리가 없었다. 어느덧 왕이 명한 3개월 기한이 모두 지나자 신하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꽃이 자란 화분을 하나씩 들고 왔다. 그래도 왕은 흡족한 얼굴로 신하들이 가져온 아름다운 꽃을 감상했다. “오-이것이 정말 과인이 나눠 준 씨앗의 꽃이란 말인가” 그러자 이구동성으로 “그러하옵니다. 상감마마”라고 거짓 고했다. 그런데 신하 중에서 아무것도 자라지 않은 빈 화분을 조심스럽게 들고 온 신하가 있었다.

왕은 그 신하를 불러 물었다. “모두들 화려하게 꽃이 핀 화분을 들고 왔는데 어찌하여 그대는 빈 화분을 가져왔는고.” “상감마마 송구하옵니다. 소신은 그 씨앗을 석 달 동안 때맞추어 물을 주고 정성을 다해 가꾸었지만 꽃은커녕 싹도 트지 않았나이다.”

왕은 노기를 띠는 척 하면서 “그대는 정성이 부족한 것 아니요” 그러면서 내게도 저런 정직한 신하가 있음에 마음 든든해 하였고 삶은 씨앗 이야기는 비밀에 붙였다.

그 꽃을 피워온 신하들에게 후한 상을 내리고 꽃을 피워오지 못한 그 정직한 신하에게는 엄하게 꾸짖었다 한다. 그러나 왕의 신임은 정직한 그 신하에게 있었으며 그 신하를 더욱 믿고 총애하게 되었다. 훗날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 이르자 왕은 아무 거리낌 없이 나라의 안위를 그에게 맡겼으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임무를 완수해 나라를 위기에서 구했다한다.

이렇게 옛 이야기처럼 정직하게 산다는 것은 우리들 마음속에 내재하고 있는 모든 가치와 덕목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헌법적 가치는 무너지고 건전한 상식이 통하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암담한 현실에 위정자들은 큰 책임을 느껴야한다. 그래서 교수, 학생은 물론 가정주부까지도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군집해 세 대결을 벌리니 세상은 황폐한 길로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 경제는 동력을 잃은 지 오래되고, 국가 외교 안보와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현실에 공포감마저 느껴진다. 하늘은 스스로 정직한 자를 돕는다고 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정직한 사회기풍을 지도층부터 본을 보여 줄 수는 없을까. 톨스토이는 말했다. “정직하라, 그 속에 설득과 덕행의 비결이 있다고, 인생 최고의 규범이 있다고!" 했다. 우리 모두 정직하게 삽시다. 그래서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사회정의가 바로 서는데 함께 노력해야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