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바르게 쓰기 조례 ‘무용지물’
인재근 의원 “무분별한 사용 자제”

한글날인 9일 한글문화큰잔치가 열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세종대왕 동상에 꽃으로 장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충북도가 외국어와 외국문자 사용을 남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자료 1건당 1.5개의 표현이 포함됐다.

무분별한 외국어·신조어 등의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국어 바르게 쓰기 조례’까지 만들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인재근(서울 도봉갑) 의원이 국립국어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는 2019년 1~8월 총 2천720건의 보도자료에서 4천778개의 외국어와 외국문자를 사용했다. 보도자료 1건당 1.8개다.

이는 국립국어원이 올해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외국어 사용 등을 점검한 결과다.

충북도는 보도자료 160건 중 외국어와 외국문자를 247개 사용했다. 보도자료 1건당 1.5개다.

전북 78개, 충남 89개, 인천 98개, 강원 129개, 울산 185개 등보다 많은 수치다.

충북도가 지난 1월 공공기관의 올바른 국어 사용 촉진을 위해 ‘국어 바르게 쓰기 조례’를 제정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조례에 공공기관의 공문서 등을 작성할 때 원칙이 명시됐다. 도민이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는 쉽고 바른 국어사용, 저속하거나 차별적인 언어 사용 금지, 무분별한 외래어·외국어·신조어 사용 금지 등이다.

인 의원은 “573번째 한글날을 맞아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 실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국가기관과 지자체 보도자료는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써야 하고, 소통 강화 차원에서도 더 많은 관심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없는 단어다. 외국문자는 한글 표기 없이 한자나 알파벳만으로 적혀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점검한 중앙행정기관 보도자료는 총 2만564건으로 이 중 개선을 권고한 사례는 총 1천997건이었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금융위원회(144건), 중소벤처기업부(134건), 과학기술정보통신부(133건), 기획재정부(127건), 산업통상자원부(123건) 순으로 가장 많은 권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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