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웅 칼럼]한국 공예를 사랑하는 방법
[이현웅 칼럼]한국 공예를 사랑하는 방법
  • 충청매일
  • 승인 2019.10.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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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정보원 원장

[충청매일] 미국·영국 등 해외 주부들 사이에서 포대기 열풍이 2012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포대기를 직접 만들어 파는 사람부터 포대기를 매는법이나 활용법에 대해 사진을 찍어 유튜브 등에 올리는 사례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영문 상품명도 포대기 발을 그대로 옮긴 ‘Podaegi’이다. 이렇게 포대기가 한류 수출 상품으로 인기를 끈 이유는 줄리아로버츠,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애용하기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또한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석노기 명장의 ‘영주호미’가 화제이다. 2018년부터 아마존 원예용품 ‘톱10’에 영주 대장간 호미(Youngju Daejanggan ho-mi)가 선정되었다. 가격도 한국에서는 4천원 정도이나, 해외에서는 14~23달러(2만6천원) 정도에서 팔린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전통적 주물공예상품인 호미와 섬유공예인 포대기가 사랑받는 상품으로 인정받은 것은 우리가 아닌 해외 유저들이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고유한 정신과 문화가 담긴 문화 공예품들이 인기를 끌자 이제야 우리가 가진 전통 공예품에 다시금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호미와 포대기가 인기를 끌기 이전부터 우리가 가진 전통 공예품에 남달리 애정을 가지고 20년 전부터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행사인 ‘청주공예비엔날레’를 2년마다 청주시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형문화재를 비롯하여 공예품 일부 종목을 대를 이어 계승하려는 젊은이가 부족해 문화재청 등에서 직접 보호하는 처지에 있는 실정이다. 특히 환도(環刀, 조선시대 도검류), 옻칠도장, 다회(多繪, 실을 꼬아 만든 끈)등은 무형문화재로도 지정이 안 되어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사라져가고 잊혀가는 공예 분야를 발굴하고 이를 널리 알리는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북미에서 케이팝(K-Pop) 이어 케이호미(K-Homi)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 있는 호미를 만든 석노기 명장은 초등학교 졸업 후 14살 때부터 대장장이 생활을 시작하여, 대장간 창업 43년만에 이루어 낸 결과물이었다. 우직하게 대장간에서 농기구를 만드는 일에 평생을 바친 결과가 이제야 빛을 보게 되었다. 호미를 만든 지 52년 만에 빛을 발한 것은 그나마 다행인 경우이다. 대부분은 우리 전통 공예는 그 빛도 보지 못한 체 그 명맥을 이어가기도 힘든 분야이다. 장인을 우대하지 않고, 이를 전수받을 교육생이 없는 현실에서 청주시에서 주최하는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예품이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아야 거꾸로 국내에서 그 의미를 찾는 모습에서 우리 스스로 가치를 발견하고 공예품에 담긴 전통과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스토리텔링화 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먼저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할 것이다.

또한 다음세대에 전수하는 방식을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초 고령화 시대에 공예를 통해 새로운 창업으로, 새로운 삶으로 장인과 명장을 꿈꿀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정부는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되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이미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글귀처럼 우리는 우리의 공예에 담긴 지혜와 아름다움을 진실로 사랑하지 못해서 참모습을 볼 수 없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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