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부사 영감, 옷을…….”

미향이가 애원하는 눈초리로 간절하게 사정했다. 이현로가 거칠게 미향이의 속옷을 벗겼다. 비단 이불 위에 발가벗겨진 미향이의 알몸이 그대로 드러났다. 미향이가 두 손으로 젖무덤을 감싸 안았다. 이현로가 미향이의 두 손을 잡아 내리며 입술로 젖꼭지를 얼렀다. 미향이의 두 손이 힘도 없이 스르르 이불 위로 흘러 내렸다. 눈부신 여체였다. 눈이 부셔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도록 아름다웠다. 이 나이가 되도록 수많은 여탐을 해보았지만 온 몸에 티 하나 없이 깨끗하고 완벽한 여체는 처음이었다. 이현로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황동 쌍나비 촛대 위의 황촛불이 파르르 떨었다. 이현로는 눈부신 미향이의 알몸을 내려다보며 잠시 갈 길을 잃은 채 멈칫거렸다.

“이토록 아름다운 몸은 처음이구나!”

“부사 영감, 불을 꺼주시어요.”

이현로가 미향의 몸을 어루만지며 촛불을 꼈다. 방안이 일시에 캄캄해졌다. 사방이 어두워지자 이현로의 손이 거칠 것 없이 미향이 몸을 더듬었다. 서서히 두 사람의 숨소리가 방 안을 떠돌기 시작했다. 미향이의 두 팔도 이현로의 두툼한 허리를 꽉 껴안은 채 잔뜩 힘을 주고 있었다.

“부사 영감, 이번 북진난장의 모든 물산 독점권을 북진여각 최 대행수께 일임해 주시면 어떻겠사옵니까? 최 대행수는 은혜를 아는 사람입니다. 그 보답은 꼭 해드릴 것이옵니다.”

미향이가 이현로의 품에서 빠져나오며 말했다.

“네 부탁이라면 천공에 떠있는 별이라도 따다 줄 터인데, 그까짓 것을 부탁이라고 하느냐?”

“미향이는 부사 영감님만 믿사옵니다.”

“그깟건 접어두고 어서 이리 올라오너라!”

이현로가 벌렁 누운 채 두 팔을 벌렸다.

“나비가 꽃을 찾아 날아드는 것이 세상 음양의 이치인데 어찌 꽃더러 오라 하시옵니까?”

“나비가 지치면 꽃이 찾아와야 하지 않겠느냐?”

“그럼 제가 꽃이 되어 날아갈까요?”

미향이가 더욱 아양을 떨며 교태를 부렸다.

“어서!”

이현로가 몸이 달아 재촉을 했다.

“영감님, 북진여각에 모든 전매권을 넘겨 주시오소서. 예에?”

미향이가 아양을 떨며 갈듯 말듯 이현로의 애간장을 녹였다.

“내 이미 약조를 하지 않았더냐? 네 부탁이라면 천공의 별도 따다 주겠노라고.”

“정말이옵니까? 영가암!”

미향이가 갖은 교태를 부리며 땀으로 뒤범벅이 된 이현로의 가슴 위로 올라갔다. 미향의 뜨거운 입김이 이현로의 몸 구석구석을 쓸고 다녔다. 미향의 입술이 닿을 때마다 이현로는 숫총각처럼 몸을 떨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열정이었다. 미향의 숨결을 온몸으로 받으며 문득 이현로는 자신이 무슨 일이라도 거칠 것 없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이제는 불쑥 솟은 몸을 더 이상 방치할 수가 없었다. 온몸을 맡기고 있던 이현로가 미향이를 잡아 뉘며 다시금 올라갔다. 어둠 속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골짜기를 헤매던 이현로의 솟은 몸이 어느 순간 미향이의 깊은 골짜기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미향이가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이젠 더 이상 길을 잃고 허둥댈 것도 없이 곧장 앞으로 나가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방안은 두 사람의 열기로 가득했다. 미향이의 환희에 찬 비명 소리와 힘에 겨운 이현로의 숨소리가 점점 가빠졌다. 이현로와 미향이의 입에서 터져 나온 외마디 소리와 함께 순간 미향의 눈앞에는 환한 달이 천장에 떠있음을 느꼈다. 달빛이 온 방안을 비추고 있었다.

아직도 더 태울 남은 불씨가 있는지 미향이의 알몸 위에서 ‘추욱’ 늘어진 이현로를 가볍게 밀어내며 미향이가 조용히 일어섰다. 부사 이현로는 제 나이도 잊은 채 분에 넘치게 덤빈 탓인지 미동도 없이 곯아떨어졌고, 미향이는 개 껍질처럼 벗어 던져놓은 이현로의 의복을 모아 차곡차곡 개켜놓고는 조용하게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달은 이미 서산으로 이슥하게 이울고 소쩍새만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애절하게 들려왔다. 미향이는 최풍원이 기다리고 있을 자신의 집으로 밤길을 걸었다. 담장 너머로 방안에 불빛이 있음을 확인한 미향이는 새색시처럼 가슴이 콩닥거렸다.

“그래 부사에게 약조는 받아냈느냐?”

방으로 들어서는 미향이를 보며 최풍원이 대뜸 북진난장에 관한 일부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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