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한 잔 받으시어요.”

미향이가 소매 끝을 살짝 걷어 올리며 잔을 권했다. 소매 밖으로 드러나 술병을 잡은 미향의 손목이 옥처럼 희였다.

“너도 내 잔을 받거라!”

이현로가 미향에게도 술을 권했다.

“큰 광영이옵니다. 부사 영감!”

미향이가 꿇어앉은 채 반쯤 몸을 일으키며 잔을 받았다. 미향이가 움직일 때마다 풍기는 향기가 이현로 가슴을 더욱 들뜨게 만들었다. 다소곳하게 잔을 비운 미향이가 다시 술을 권하기 위해 옥 같은 손을 내밀자 이현로가 덥석 손을 잡아 당겼다.

“합한주야 한 잔이면 족하지 무엇 때문에 자꾸 마시느냐? 상을 물리고 어서 이리로 오너라!”

이현로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듯 미향에게 달려들었다.

“무엇이 그리도 급하시옵니까?”

미향이가 내숭을 떨며 짐짓 몸을 움츠렸다.

“이것아, 뭘 그리 내숭이더냐? 다아 내놓고 사는 것들이 새삼스럽게 빼기는 뭘 빼느냐?”

아무도 보는 눈이 없고, 객지에 부임해와 여색에 굶주렸던 이현로는 체통이고 뭐고 없었다. 더욱 애가 달아진 이현로가 미향이에게 달려들었다.

“부사 영감! 길섶에 잡초처럼 뒹구는 풀도 연유가 있는 법인데 아무리 굴러먹고 사는 보잘 것 없는 신세라도 나름대로 법도가 있는 법입니다. 잠시 기다려 주시면 준비를 하고 오겠나이다.”

미향이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주안상을 들고 병풍 뒤로 사라졌다. 병풍 뒤에서는 사르르 사르르 미향이 옷 벗는 소리가 들려왔다. 병풍을 넘어오는 그 소리에 이현로는 더욱 마음이 들떴다. 심장이 터질듯 방망이질을 했다.

얼마를 기다렸을까. 병풍 뒤에서 나온 미향이를 보는 순간 이현로는 숨이 멎는 것처럼 기암을 했다. 미향이는 잠자리 날개 같은 세모시 고운 속옷만 걸치고 이현로 눈앞에 나타났다. 미향이는 한 송이 꽃이었다. 얇디얇은 옷 속으로 풍만한 여체가 그대로 드러났다. 잘록한 허리,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젖가슴, 팽팽하게 돋아난 젖꼭지, 통통하면서도 박속같이 하얀 속살에 이현로는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부끄러운 듯 미향이는 교태를 부리며 더욱 이현로의 몸을 달게 했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이현로가 달려들어 미향이의 잘록한 허벅지를 감아쥐고는 비단금침 위에 눕혔다. 거친 이현로의 행동에 미향이의 속치마 자락이 치켜 올라가며 쪽 뻗은 두 다리 사이로 하얀 속살이 드러나며 탐스러운 거웃이 드러났다. 순간 이현로의 입에서 ‘끄응’ 하는 묵직한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이고 부사 영감, 첫날 밤 새신랑도 아닐 터인데 왜 이리도 서두르시나이까?”

미향이가 급하게 치맛자락으로 아랫도리를 덮으며 콧소리를 냈다.

“이것아, 가만히 좀 있거라! 나 죽는 거 보려고 그러느냐?”

이현로가 미향이의 치마자락을 걷어 올리려고 용을 썼다.

“부사 영감 목숨이야 나랏님이 가지고 계시지, 저같이 천한 것이 어찌 목숨을 빼앗으리이까?”

미향이가 자신의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있는 이현로의 손을 감싸 쥐며 말했다.

이현로가 속옷 위로 미향의 젖무덤을 움켜쥐었다. 미향이가 가볍게 비명을 토했다. 한동안 미향의 젖무덤를 주무르며 머물던 이현로의 손이 서서히 아래를 향하자 미향이가 눌린 채로도 엉덩이를 뒤로 빼며 움츠렸다. 그래도 이현로 손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미향의 몸을 구석구석 더듬으며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마침내 볼록한 검은 언덕이 나타나고 언덕에서 잠시 숨을 돌린 손이 빠르게 언덕을 급하게 내려가며 골짜기로 들어서자 애써 참아내고 있던 미향이의 몸이 가냘프게 떨리기 시작했다. 골짜기 물가를 미친 듯 헤매던 이현로의 손이 어느 지점에서 순간 멈춰서자 사방이 조용해졌다. 이현로도 미향이도 숨을 멈춘 채 무엇인가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현로가 미향이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어느 한 곳 미운 구석이 없는 손으로 깎아낸 듯 예쁜 얼굴이었다. 이현로가 한숨을 토해냈다. 언덕을 내려와 골짜기에서 잠시 멈췄던 이현로의 손이 어느 한 곳을 부드럽게 모아 쥐며 쓰다듬자 미향이의 입에서 가느다란 비명소리가 흘러나왔다. 이현로가 치마를 걷어 올린 채 그대로 미향의 몸 위로 올라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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