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얼마 전부터 퇴근 후 1만 보 이상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장시간 앉아있는 사람은 당뇨병 위험과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다는 내용을 봤기 때문이다.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고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의자에 앉아서 근무하며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는 나이기에 심각하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었다. 그런데 한 달쯤 지났을까, 똑같은 러닝머신 벨트 위를 걷는 게 지루하고 헬스장 공기가 답답하게 느껴졌다. 헬스장을 나와 가경천을 따라 걸었다. 걷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시민이 걷거나 뛰고 있었다. 헬스장 TV가 아닌 밤하늘을 보며 걷다 보니 운동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때부터 1만 보 이상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1만 보라는 목표를 채우기 위해 걸었다. 무작정 이틀을 걷다 보니 허리와 목이 뻐근해졌다. 잘못된 자세로 운동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대로 된 걷기를 위해서는 걷는 자세가 중요했다. 올바른 걷기 자세는 반듯이 선 채로 전방 15도 방향으로 시선을 두고 전방 10m 정도 앞을 바라보고 팔을 앞뒤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면서 발을 디딜 때 뒤꿈치부터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닿게 하며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고 걷는 것이었다. 이렇게 걷다 보니 몸은 저절로 곧은 자세를 취하게 됐다.

최근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 연구팀이 61~101세 여성 1만7천여명을 대상으로 4년간 진행한 연구 결과를 다룬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연구팀은 이들을 하루 2천700보, 4천400보, 5천900보, 8천500보를 걷는 4개 그룹으로 나눠 평균 4년 동안 추적 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5천900보를 걷는 그룹이 2천700보를 걷는 그룹보다 조사 기간 조기 사망할 확률이 46% 낮았고, 8천500보를 걷는 그룹은 58%, 4천400보를 걷는 그룹은 41% 낮았다. 걷기 운동을 하면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됐으며, 사고력과 기억력 등 인지능력이 향상됐다고 한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지만 걷기 운동이 심혈관 질환과 치매 예방에도 좋고 사망률도 낮춰준다는 것을 사실을 보여준다.

걷기 운동을 하다 보니 심리적으로 안정감도 생겼다. 걷는 시간만큼은 나에게 집중하게 되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 등 그동안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던 온갖 고민들이 사라지고 생각이 정리됐다. 이처럼 걷기 운동은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눈으로 본 모든 것들이 뇌를 자극해 뇌를 활발하게 하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거나 진취적인 기분이 들게 되면서 우울감이 사라지는 등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걷기 운동은 반드시 돈을 내고 체육관이나 헬스장에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요즘처럼 걷기 좋은 미세먼지 없고 선선한 저녁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가족, 친구, 연인, 동료와 함께 걷는 등 오늘부터 하루에 만 보씩 걸어보는 것이 어떨까? 매일 1만 보만 걸어도 병원에 갈 일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한 달이 지나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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