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잇단 북상에 아프리카돼지열병까지 덮쳐
벼 쓰러지고 돼지열병 확산될까 ‘애타는 농심’

지난 8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한 사과 과수원에서 농장주가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떨어진 사과를 보며 지나가고 있다.  충청매일DB
지난 8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한 사과 과수원에서 농장주가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떨어진 사과를 보며 지나가고 있다. 충청매일DB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올해 고생해서 지은 벼농사인데 태풍으로 인해 한 순간에 쓰러져 가슴이 아픕니다.”

올 가을 이상기후로 인한 장마와 잇따른 태풍,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8일 추석을 앞두고 강풍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2주간의 가을 장마가 이어진 뒤라 농가의 피해는 더욱 컸다.

충북지역의 11개 시·군의 농작물 피해 면적은 293.2㏊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괴산이 87.7㏊로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영동 54.8㏊, 보은 46.1㏊, 제천 35.2㏊, 증평 12.4㏊ 등으로 집계됐다.

충남지역에서는 농작물 1천441.9㏊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작물별로 보면 과수원 206.2㏊에서 사과와 배 등 수확을 코앞에 둔 과일이 강풍에 떨어졌다. 강한 바람에 벼가 쓰러지는 등 도복 피해가 1천120.3㏊로 잠정 집계됐다. 하우스 106.3㏊가 파손됐고 기타 작물 9.1㏊가 피해를 봤다.

태안 가두리양식장이 강풍에 부서지면서 우럭 2만마리가 유실됐고, 어선 8척이 침몰하거나 파손됐다.

추석대목에 태풍 피해를 겪은 농가들은 가격 하락으로 이중고를 앓고 있다.

농민 A씨는 “태풍으로 인해 추석을 앞두고 수확할 사과가 많이 떨어졌다”며 “사과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사실상 올해 농사는 끝났다”고 호소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22일 다시 제17호 태풍 ‘타파’가 한반도를 북상하면서 태풍 ‘링링’이 남긴 피해를 미처 복구하지 못한 농민들을 울렸다.

농민 B씨는 “1년 동안 지은 농사가 물거품이 돼 버렸다”며 “강풍에 쓰러진 벼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알갱이가 물에 잠겨 상품 가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남은 벼들을 수확을 하더라도 상품가치가 떨어져 반은 버려야 하기 때문에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파주의 한 농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까지 확진되면서 양돈농가들도 긴장하고 있다.

국내 첫 경기도 파주와 연천에서 발병한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돼지 1만 5천여마리가 살처분됐다.

아직까지 충청지역에서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농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태풍으로 비가 내리면서 소독약과 생석회 등이 모두 씻겨나가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양돈 농가를 운영하는 C씨는 “현재 축산업계가 힘든데 돼지열병으로 더 힘들어져 걱정”이라며 “돼지열병을 빨리 해결돼야 하는데 오래갈 거 같아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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