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청주시 흥덕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충청매일] 거리에 놓여 있는 음식물 쓰레기통 관련 민원 전화가 자주 온다.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냄새가 많이 나니 치워 달라는 얘기다. 해당 민원지에 방문해 악취 때문에 민원이 발생하고 있으니 일몰 후 배출해 달라고 말하면, 알겠다는 대답보다는 냄새나는데 그걸 어떻게 들여놓느냐는 대답을 더 자주 듣곤 한다.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본인도 쓰레기 냄새가 싫으면서 왜 배출 시간을 안 지키고 인도에 내놓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악취를 풍기느냐’라며 속으로 반문하곤 한다. “내 집 앞에 쓰레기 좀 못 버리게 해줘요.”라고 말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거리에 쓰레기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생활쓰레기 배출은 해가 진 후 내 집(상가) 앞에 배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그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봇대 또는 도로변에 배출하고, 낮밤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낮에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재활용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도로에 나와 있어서 미관상 좋지 않다. 또한 그 주변에는 쓰레기가 많이 모여 있어 무단투기를 넘어 상습투기지역이 되곤 한다. 상습투기지역은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많으니 치워달라는 민원으로 다시 돌아온다.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원칙대로 사람들이 내 집 앞에 쓰레기를 배출한다면 상습투기지역이라는 것이 생길까 싶은 생각이 든다.

지난 1970년대에는 각 마을에 위치한 새마을회관의 스피커를 통해 ‘새마을노래’가 울려 퍼지면 시민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양손에 쥐고 대문 밖을 나서 청소를 했다고 한다. 바로 ‘내 집 앞 내가 쓸기 운동’의 시원이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도시 미화 부분을 행정기관이 전담하면서 ‘내 집 앞 내가 쓸기 운동’은 사라지게 됐다. 요즘은 ‘누군가 청소하겠지’, ‘환경미화원들이나 마을단체에서 청소할 거야’ 하는 등의 생각으로 내 집 앞 청소를 하지 않는다. 본인 집 앞을 깨끗하게 청소해 달라고 요구는 하면서 스스로 참여해 깨끗한 골목을 만드는 데에는 인색한 것이다.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소 불편할 수는 있지만 ‘나부터 실천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

내 집 앞 내가 쓸기를 넘어, 쓰레기 배출은 일몰 후 내 집 앞이라는 의식이 정착돼갈 때 우리 주변 환경은 한결 깨끗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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