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 농장 3950두 살처분…연천서도 의심 신고
위기경보단계 ‘심각’…48시간 이동중지로 차단 총력
충북도 대책본부 가동…“경기도에서 돼지 반입 금지”

정부는 경기도 파주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함에 따라 17일 오전 6시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이날 충북 청주시 흥덕구 농협사료 충청지사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사료수송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오진영기자
정부는 경기도 파주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함에 따라 17일 오전 6시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이날 충북 청주시 흥덕구 농협사료 충청지사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사료수송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오진영기자

 

[충청매일 이대익 기자] 경기도 파주시에서 17일 국내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해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ASF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오전 6시 30분을 기해 48시간 동안 전국의 가축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농장 및 농장주 소유 2개 농장 3천950두에 대한 살처분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현황 및 방역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의심 신고가 접수된 즉시 해당 농장에 대한 긴급 방역조치를 실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파주 양돈농장에서 발병…발생 경로 확인 못해

농식품부는 전날 오후 6시 경기 파주시 소재 양돈농장에서 어미돼지 5두가 폐사됐다는 신고를 접수받았다.

이에 따라 경기도 위생시험소에서 폐사축에 대한 시료를 채취했으며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이날 오전 6시30분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이 확정됐다.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농장주인이 해외 여행을 간 적이 없었으며 농장관리인인 외국인노동자 4명 역시 외국을 간 적이 없어 발생 경로를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장관은 “지금으로서는 발생경로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오늘 아침부터 역학조사관을 투입해 정밀 조사하고 있고 확산 방지가 중요한 만큼 빨리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강조했다.

●위기경보 심각 격상…48시간 이동중지

아울러 김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확진 판정 즉시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며 “금일 오전 6시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 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도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돼지 반출을 일주일간 금지하는 긴급 조치를 실시하겠다”며 “전국 양돈 농가 6천300호의 일제소독 및 의심증상 발현 여부 등 예찰도 즉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주요 전파요인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남은 음식물 양돈농가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접경지역 14개 시군의 야생멧돼지 개체 수 조절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돼지들은 남은 음식물이 아닌 사료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농식품부는 검역 본부 역학조사반을 현장에서 파견해 발생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인근 농장 전파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있으며 발생농장 반경 3㎞ 이내 위치한 양돈농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전국 지자체 방역 비상…충북도 “경기도 돼지 반입 금지”

충북도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들은 일제히 상황실과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24시간 비상 관리체계에 들어가는 등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북도는 이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방역 상황실도 운영하고 도지사 특별지시도 발령할 예정이다. 특별교부세와 예비비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도는 차량 이동 제한과 거점 소독소 운영 등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경기도에서 사육하는 돼지는 일주일 동안 도내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한 휴전선 접경지역 시·군 농가는 당분간 도내 도축장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처했다. 앞서 파주와 포천, 연천의 축산 농가 4곳에서 도내 도축장을 사용했으나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점 소독소는 현재 운영 중인 11곳 외에 상황을 살펴본 뒤 추가로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도는 유사시를 대비해 인력·장비 동원 태세를 점검하고 조기 신고 요령도 홍보하고 있다.

축산 농가에 대해서는 남은 음식물의 농장 내 반입을 금지하고 소독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모임과 한강 이북지역 여행도 금지했다.

각 시·군에 도축장 전수조사도 지시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돼지가 반입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다행히 파주 발병 농가와 역학 관계가 있는 도내 축산 농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도 관계자는 “아직 도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는 없는 상태”라며 “예방과 차단 방역을 강화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백신없고 치사율 100%

ASF는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돼지 전염병으로 아직 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치명적 질병이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올해는 몽골·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 등 아시아 주변국으로 번진 뒤 최근 필리핀에서도 발생했다. 북한도 지난 5월 국제기구를 통해 돼지열병 발병 사실을 공식 보고한 바 있다.

한편 경기도 연천군 돼지 사육 농가에서도 이날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정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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