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충청매일] 어린 시절 밤하늘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이 쏟아질 듯 반짝였다. 그런 이라서인지 하늘이 유난히 파랬다. 그 파란 하늘에 별들이 수놓고 있었다. 아름다운 사람과 별빛을 따라 걸으며 대화를 나누면서 밤을 지새웠다. 별들이 긴 꼬리를 달고 길옆 연못이나 시냇물 속으로 사라지면 아침이 밝아온다. 그랬던 하늘이 이제 점점 별이 사라져가고 별보기가 어려워졌다.

어제도 오늘도 한 사람 한 사람씩 죽어간다. 우리 곁에서 사라진다. 그 자리를 채우려고 새 생명이 탄생한다. 사라지고 채워지고 전체 숫자는 변함이 없을 듯하다. 어느 해 부터인가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이와 같은 현상인가 밤하늘의 별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듯하다. 빈틈없이 들어찼던 별들이 이 빠진 아기의 이빨처럼 듬성듬성해졌다. 스타 탄생이 옛날보다 못한 탓인가 보다.

논밭둑길을 걸으며 별과의 추억을 만들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논밭둑길이 사라지고 없다. 논밭을 걸어다니는 사람은 없고 농기계가 다니기에 충분한 농로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시대의 변화 속에 별을 헤는 사람은 사라지고 관심 밖으로 밀려난 별들은 빛을 잃어가며 사라지고 있다. 요즘 소년소녀들은 별 대신 노래방과 게임방 스마트 폰으로 별을 따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를 위해 공헌했던 별들이 세월 따라 흘러간다. 우리 곁에서 하나 둘 사라져 간다. 그 별들이 사라진 자리를 대신할 별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엔 걱정하다가 이내 잊혀져간다. 혹 다른 별이 역할을 대신 하더라도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모두의 우상인 별이 되어야 하지만 쉽게 떠오른 별은 별 볼일 없다. 누구나 별이 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별은 진다. 별이 빛을 발하고 있어야 별이지 지는 별은 별이 아니다. 인간은 삶이 왕성할 때 인간 대접을 받는다. 늙고 병들면,  아니 죽고 나면 뒤로 밀려나고 잊혀져  간다. 빛을 잃으면 생명을 다한 것이다. 한번 진 별과 사람은 다시 떠오르지 못하고 사라지고 만다.

얼마 남지 않은 별. 저 별은 과연 언제까지 우리 곁을 지켜주고 함께할 수 있을까. 죽고 태어나기를 반복해야 하건만 죽기만 하고 태어나지를 않는다. 별도 수명을 다하면 없어지고 다시 만들어져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항상 그 상태를 유지한다.

누구든 스타가 되어 보려고 노력한다.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처럼 모두가 우러러 보는 스타가???. 그러나 마음먹었다고 모두가 되는 건 아니다. 자기 분야에서 남보다 우월함을 나타내야 스타로 탄생한다. 점점 사라져가는 별이 아닌 다시 떠오르는 별로 모두에게 존경받는 아름다운 별로 빛을 발하며 자리를 지켜야 한다.

우리 시골 마을은 한때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제는 모두 떠나가고 몇 가구만이 살아가며 마을의 명분을 이어가고 있다. 밤에 마을을 바라보면 불 켜져 있는 집이 몇 집 없다. 마치 생명을 다해 지고 없는 밤하늘의 별들처럼 텅 빈 하늘같다. 한때는 하늘을 가득하게 수놓았던 별처럼 화려했던 마을의 쓸쓸한 모습이다. 유성이 흐르는 하늘과 달리 가로등이 그들을 지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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