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칼로 베인 상처는 쉽게 아물지만 말로 벤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 다’라는 속담도 있다.

이렇듯 말 한마디의 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가를 보여주는 격언이다.

그런데 지난 주말부터 인구 5만명 정도의 충북 보은이 전국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정상혁(77) 보은군수가 지난달 26일 보은군 이장단 워크숍에서 일본 옹호 관련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정 군수는 이날 특강을 통해 “한일협정으로 일본 돈을 받아서 구미공단, 울산, 포항 산업단지를 만들었으니, 한국 발전의 기본은 5억 달러을 받아서 한 것이 객관적인 평가”라는 발언을 비롯해 “우리가 일본 제품을 팔아주는 것보다 일본이 한국 제품을 팔아주는 게 2배기 때문에 한국이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해 일본도 한국 제품을 안 쓰면 한국이 두 배로 손해를 본다”는 등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갈등이 격화되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국민정서와는 상반된 발언을 했다.

물론 정 군수는 해명을 통해 “보은군민이 아베 정권에 대해 잘 알고 규탄하는 데 힘을 모으자는 의미에서 그간의 사례를 설명하고, 자신이 만난 일본 사람 이야기를 예를 들어 설명 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사죄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말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과의 국민정서를 감안하면 정 군수의 어떠한 해명도 국민들의 들끓는 마음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정 군수의 이 같은 발언으로 전국적인 ‘노이즈 마켓팅’이라는 군민들의 일부 자평도 있지만 정작 충북도와 이시종(72) 충북지사는 깊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충북도와 이 지사는 “이번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은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무(武)의 역사 입장에서 우리나라 무예 인식을 새롭게 하는 대회”라며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준비해 왔다. 당연히 무예마스터십이 시작되는 지난달 30일부터는 충북권 뉴스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뉴스로 당연히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 제일 먼저 회자되길 바랐다.

이는 이 지사가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준비하며 “지속가능한 국제대회로 발돋움하는 중요한 기회이자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삼자”며 “무예는 민족혼과 얼이 담긴 호국 문화의 뿌리다. 무예를 수양해야만 나라가 강해질 수 있다”라는 신념으로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3선인 이 지사로써는 자신의 고향 충주에 세계적인 무예마스터십을 개최하면서 ‘충주 세계화’에도 헌신한 인물로 평가받고픈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준비하면서 이 지사는 “무예는 민족혼과 얼이 담긴 호국 문화의 뿌리로 무예를 수양해야만 나라가 강해질 수 있다”며 “무예가 민족혼의 상징이며 강국의 밑거름이라는 확고한 소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것을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충북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이 먼저가 아니라 보은군수 발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걸 보며 얼마나 속앓이를 했을 까 생각하니 8전8승 무패의 ‘선거달인’이라는 이 지사도 어쩌지 못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만감이 교차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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