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10시 53분경 우리나라 남부지방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감지할 수 있었던 지진의 진앙지는 일본 후쿠오카 북서쪽 약45km 해역으로 진도 7.0의 강진이었다. 기상청의 발표에 따르면 충청남·북도는 진도 3의 지진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충북지역 주민들이 느끼기에도 형광등이 흔들리고, 물이 담긴 그릇이 출렁거릴 정도의 지진이어서 잠시나마 불안감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지진이 잦은 일본이나 중동지역에 비해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위안을 삼고 있던 국민들이 받는 충격이 큰 게 사실이다. 더욱 문제되는 것은 사람이 확연히 느낄 만큼 흔들림이 심한 지진이었지만 이에 대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피해를 예방하고, 주민들의 안전대책을 유도해 줘야 할 기상청과 방송 등 관계기관의 대응체제가 거의 초보적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지진이 발생한 시각은 10시 53분인데 기상청의 안내는 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뤄졌다는 건 무엇을 말해 주는가.

지진뿐 아니라 호우와 태풍 등 대부분의 자연재해에 관한 정보를 가장 빠르고도 정확하게 제공해주는 것을 주임무로 삼는 기상청의 이같은 늑장 대처는 우리나라 재난관리 체계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나타낸다. 지금까지 비교적 지진발생이 적고, 또한 피해가 미미했다고 하더라도 전세계적 현상인 기상이변과 이에 따른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가 이제는 다반사가 되고 있는 현상을 감안한다면 안이한 자세가 도를 넘는다. 이번에도 우리나라가 받은 지진 강도가 약했기에 망정이지 만약 위험한 수준이었다면 관계기관의 어처구니없는 대응으로 커다란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위험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연재해는 예방이 최우선이다. 위험상황에 대처하는 요령과 재난발생시 행동요령 등에 대한 사전교육과 대비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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