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명 시인 ‘좋은 시의 비밀 1’ 펴내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좋은 시는 읽는 순간 가슴에 와 닿는다. 그런데 그런 까닭을 말해보라고 하면 선뜻 설명할 수 없다. 그 이유를 아는 데는 상당한 안목과 이론 지식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시 수업이 그런 것들을 가르친다. 우리는 이런 공부를 무려 12년이나 한다. 그런데 시를 보는 안목은 점점 더 낮아지고 시는 점차 어려워진다. 까닭은 학교에서 배우는 시가 주로 평론가나 학자들이 밝힌 내용을 시험용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학술 용어에 치여서 시를 보는 눈마저 점차 잃어가는 것이다.”

정진명 시인이 실제 국어교사이면서 시인이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시를 보는 길잡이가 될 만한 책 ‘좋은 시의 비밀 1’(학민사/1만4천800원)을 펴냈다.

이 책에서는 좋은 시가 지닌 비밀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설명한다. 다른 문학 갈래와 달리 시는 시만의 독특한 창작방법이 있다. 그 방법을 3가지로 압축해 정리한 다음에, 각각의 시에서 그 방법들이 어떻게 변주되어 적용되는지를 설명했다. 보통 학교에서 배우는 시 갈래론은 서정시 서사시 극시인데, 이런 식의 분류법으로는 시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다. 학문으로서는 의의가 있겠으나, 시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시인들이 어떻게 상상력을 구체화하는지를 분석해 3가지로 나누었다. 그 결과 시 창작의 원리는 ‘빗대기(비유 상징), 그리기(이미지), 말하기’라는 3가지임을 밝혀냈고, 이 책에서 그것이 각각의 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설명했다.

이와 같은 시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앞서 지난해에 ‘우리 시 이야기’라는 책을 낸 적이 있다. 이번에 나온 ‘좋은 시의 비밀 1’은 이런 원리가 각각의 시에 어떻게 적용되고 응용되었는지를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이번 작업에 대해 “이 같은 시의 원리를 성명한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이후 시 갈래 이론으로는 처음 나온 것이다. 이런 작업을 위해 지금까지 나온 시집들 천권을 읽고 분석해 그 중 43편의 시를 뽑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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