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 교수의 풍수칼럼]사대부가의 조경수, 배롱나무
[김정인 교수의 풍수칼럼]사대부가의 조경수, 배롱나무
  • 충청매일
  • 승인 2019.08.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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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대 경영학과

[충청매일] 조선 시대 사대부가는 씨족을 이루고 고향에 살았다. 벼슬이 끝나면 낙향하여 고향 집으로 돌아왔다. 고향 집은 씨족을 이루고 있어 문중을 형성한다. 집이 큰 집은 99칸짜리도 있고 제법 집의 규모가 컸다. 집은 본채가 있고 부속 채가 있으며 안마당, 바깥마당, 후원들이 있었다. 그래서 집안에는 여러 조경수와 꽃들을 심었다. 조경수는 나무마다 그 상징성이 있어 즐겨 심는 나무가 있다.

정원수는 땅이 가진 기(氣)를 흡수하기도 하고, 햇빛을 차단해 그늘막을 형성하기도 하며, 땅에 습도를 유지해 땅에 생기가 흐르게도 하며, 신선한 공기와 산소를 공급하기도 한다. 집안에 키가 큰 나무를 심으면 빈곤할 곤(困)자가 되어 꺼리기도 하였다. 나무가 너무 크면 기운을 빼앗기고 압(壓)을 받는다. 그래서 집 가까이로는 키가 큰 나무는 심지를 않았다. 정원이 큰 집에서는 계절마다 푸른 나무는 인기 있는 조경수였고, 계절마다 피는 꽃을 찾아 조경수와 꽃을 심었다.

가장 먼저 봄의 소식을 알려주는 매화나무, 악귀를 쫓아 버린다는 회화나무, 더운 여름 100여 일 동안이나 피는 배롱나무는 아주 인기 있는 사대부가들의 조경수였다. 배롱나무꽃은 100일 동안이나 핀다고 하여 목 백일홍이라고 불렀다. 사대부가에서는 어떤 의미를 두고 조경수를 심었을까?

옛 선조들이 정원이나 서원에 배롱나무를 심은 뜻은 배롱나무가 계속 허물을 벗으며 100일 동안이나 꽃을 피워, 지조와 절개, 그리고 청렴한 성품을 닦으려는 희망이 담겼다고 생각했다.  또한 배롱나무꽃은 흰색, 연분홍색, 진분홍색, 보라색, 붉은색 등 집안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꾸어준다. 사찰에서도 배롱나무를 심었다. 해마다 껍질을 벗는 배롱나무처럼 세속의 욕망을 떨쳐버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배롱나무는 농민들에게는 희망의 나무였다. 모내기한 후 배롱나무꽃이 세 번쯤 피고 지고 할 때쯤 벼를 수확했으니, 벼를 익게 하고 풍성한 가을을 기약하여 부(富)를 상징하기도 하였다.

배롱나무는 자연적으로 번식이 되기도 하지만 종자와 삽목으로 번식이 많이 된다. 종자 번식은 가을에 잘 여문 열매를 땅속에 묻어두면 봄에 뿌리를 내린다. 삽목 번식은 봄에 배롱나무 줄기를 잘라 삽목하고 물을 잘 주면 쉽게 뿌리를 내린다, 배롱나무는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며, 물을 매우 좋아하므로 물을 잘 주어야 잘 자란다.

더운 여름날 100일 동안이 피는 꽃. 이제는 어디를 가도 배롱나무를 발견한다. 서울 현충원에도 목 백일홍이 만발하였다. 서울의 가로수길에도 배롱나무꽃이 자주 보인다. 공원, 고택, 주택, 아파트 단지에도 배롱나무를 쉽게 만난다. 화무는 십일홍이라고 했는데 100일 동안이나 계속 피어나는 꽃, 추위에 약하여 남쪽 지방에 주로 많았으나 이제는 지구의 온난화로 북쪽 지방까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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