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을 바라는 큰 기대와는 달리 경기를 위협하는 각종 악재들이 잇따라 나타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경유 가격이 ℓ당 1천원을 넘어서는 등 고유가로 인한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다. 정부는 ‘고유가의 영향이 환율 하락으로 상쇄되고 있다’며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기는 하지만 이러한 효과가 무색하리만큼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추세다.

그동안 한국 경제는 국제원유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악화를 겪은 경험이 여러 차례 있다. 통상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정도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국제유가 뿐 아니라 환율하락도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다시 등장했다. 환율 하락이 지속돼 1천원선이 붕괴되고 세자릿수 환율 시대가 된다면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환율하락이 유가급등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내수를 진작시키는 등의 긍정적 기능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수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경제구조상 정부의 적극적인 환율방어를 주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우리 경제를 둘러싼 각종 여건들이 불리하게 전개되는 추세가 이어질수록 경기회복의 길은 멀어지고 장기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힘든 상태로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제주체들의 경제인식이 현실적이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적 이해와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경제 불안 심리가 오히려 경제를 더욱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같은 차원에 지나치게 집착해 막연히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든가, 원유가 인상과 같은 악재들을 일시적 현상쯤으로 치부해 버리면 적절한 대응 시기와 방법을 찾지 못해 돌이키기 힘든 막다른 골목을 맞을 수도 있다.

현재로서 경제 살리기가 역부족이라면 더 위험해지는 상황을 막는 쪽으로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 이 정도도 이해 못할 국민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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