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직지세계화를 천명하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직지가 단순한 문화유산이 아닌 정보문화산업의 모태라는 점에서다. 직지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이라는 문화·역사적 측면의 근본적 가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이미 공인받았다. 이런 역사적·문화적 가치 외에도 직지가 갖는 내면적·파생적 가치는 무한하다.

그러나 이같은 직지의 문화·역사적 가치와 파생적 가치의 무한성에도 불구, 직지에 대한 관심과 육성 의지가 청주지역에 국한돼 있다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직지는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 원명으로 1377년 청주목(淸州牧) 인근의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찍어냈으나 이 때문에 직지를 ‘청주만의 것’으로 가둬두는 것은 국가적·세계적 유산을 ‘집안 가보’ 정도로 사장시키는 것과 다름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직지 세계화 전략이 청주시만의 의지에 그쳐선 안된다는 점이다. 직지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며, 지속 가능한 정보문화산업 아이템이란 시각에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관련 전문가들의 참여도 필요하다. 아울러 직지의 근본적 가치와 파생적 가치가 조화를 이뤄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특히 현재 프랑스 국립박물관에 보존돼 있는 유일한 직지 원본을 돌려받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직지 관련 자문·후원기구의 체질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직지 세계화를 지원하기 위한 자문·후원기구는 현재 직지세계문화협회를 비롯해 직지세계화 전문가 자문위원단, 직지축제추진위원회 등이 구성돼 있으나 구성원 중 전국적 인사는 거의 없다. 이는 직지가 세계적 문화유산인 만큼 정부와 각계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요구하면서도 정작 그 자긍심과 부가가치는 청주만이 향유하겠다는 이기적 발상에 불과하다.

직지를 억누르고 있는 ‘청주’라는 족쇄를 풀어 국가적, 세계적으로 비상하는 찬란하고 자랑스런 문화유산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청주가 직지의 모태라는 역사적 사실이 상실되는 것도 아니며, 궁극적으로 청주를 세계 속에 심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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