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선 대전대 청주한방병원 한방내과2 교수

파킨슨병은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중 하나로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해마다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2018년 국내에서 파킨슨병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수는 12만명 정도로 이는 10년 전에 비교했을 때 250% 가량 증가한 숫자이다.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 부위 신경세포가 점차적으로 소멸됨으로 인해 도파민의 생성과 분비가 부족해져 발생한다. 도파민은 우리 몸의 신경전달물질 중의 하나로 신체가 적절한 동작을 하도록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도파민이 부족하게 되면 몸의 떨림, 근육 경직, 느린 움직임, 불안정한 자세 등 운동장애가 발생하게 되며, 이외에 통증, 우울감 등의 기분장애, 어지럼, 수면장애, 변비 등 비운동 증상도 흔하게 나타난다.

파킨슨병은 신경세포의 노화와 관련되어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므로 현재까지는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따라서 파킨슨병의 치료목표는 완치가 아니라 병의 진행을 억제하며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유지시키는데 잡는다. 현재 서양의학에서 시행되고 있는 파킨슨병의 주된 치료법 역시 부족해진 도파민을 약물로 보충해 파킨슨병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있으며 이러한 약물요법은 파킨슨병의 운동증상들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레보도파 등 도파민 제제의 약물은 복용기간이 길어질수록 복용 용량이 증가하게 되며 복용량이 증가하면 이상운동증과 같은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게 돼 장기간 사용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의학적 치료는 전인적인 치료 관점을 통해 접근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파킨슨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본의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5년 동안 레보도파와 침 치료를 병행한 파킨슨병 환자들에게서 레보도파만 복용한 환자들에 비해 병의 진행이 의미있게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침 치료에 레보도파를 병행해 치료했을 때 레보도파의 사용량 역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여러 연구들을 통해 봉독 약침 치료가 뇌신경 세포를 보호해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됐다. 떨림, 근육 경직, 자세 불안정 등의 운동증상 뿐만 아니라 소화불량, 변비, 빈뇨, 저혈압, 우울증, 수면 장애 등 비운동 증상에도 한방 치료를 병행했을 때 만족스러운 치료 효과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연구결과 들을 통해 서양의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파킨슨 치료에 한방치료를 병행했을 때 파킨슨병 치료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파킨슨병 진단을 받게 되면 환자들은 난치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공황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아직 가벼운 정도의 초기 증상밖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먼 훗날 찾아올 증상에 대한 공포감은 환자들이 치료나 운동 등 생활 관리에 대한 의욕을 떨어트리게 된다. 그러나 파킨슨병은 초기에 발견해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받는다면 병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으며 삶의 질을 개선해 좀 더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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