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회청문회, 불필요한 이념논쟁 사라져야
[사설]국회청문회, 불필요한 이념논쟁 사라져야
  • 충청매일
  • 승인 2019.08.2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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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매일] 보수정권에서나 진보정권에서나 매번 개각이 단행될 때마다 열리는 국회청문회는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의정활동을 성실하게 하고 있는지 지렛대가 되곤 한다. 무엇보다 의원들의 말 한마디가 관심이 되는 점을 감안하면 의원 개개인의 의식과 성품을 보여주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을 책임질 인사를 검증하는 청문회는 늘 아수라장이 되거나 막말, 삿대질로 일관해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고 국회의원을 신뢰하지 않는 바로미터의 장이 되고 있다. 대부분 국정운영 능력과 무관한 일로 인신공격에 집중하거나 참이든 거짓이든 일단 던지고 보고 말겠다는 막말이 우리나라 국회 청문회장의 단면이다.

실제 수많은 능력인사들이 업무능력과 무관하게 개인적인 인신공격으로 장관 후보직에서 낙마해 국가적인 손실이 된 사례가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인사검증시스템을 강화해 후보자로 선정되기 전에 몇 가지 불가 원칙을 정해 청문회서 낙마하는 사례를 방지하겠다고 했으나 이 역시 인신공격으로 뜻하지 않은 곳에서 논란이 돼 낙마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했다.

문재인 정부의 8·9개각으로 국회 청문정국이 시작됐다. 이번 청문회의 큰 관심사는 단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다. 공교롭게도 과거 공안검사 출신으로 알려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 후보자에 대해 해묵은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을 들고 나왔다. 이미 오래전 재판이 끝난 사건이고 그로 인해 처벌 받은 사안에 대해 다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무의미한 색깔공방으로 후보자를 흠집 내겠다는 발상이다.

조국 후보자는 사노맹 사건에 연루됐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데 대해 “자랑스러워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며 “28년 전 그 활동을 한 번도 숨긴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야당의 공세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고 봐야 한다.

조 후보자는 사노맹 산하 조직인 ‘남한사회주의과학원(사과원)’ 강령연구실장으로 활동한 혐의로 울산대 전임강사이던 1993년 수사를 받았고, 6개월간 구속 수감됐다. 이후 대법원에서 국보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당시 판결문에는 “(사과원) 운영위원과 강령연구실장직을 맡기는 했으나, 비합법적인 비밀·전위조직 활동이나 폭력적 혁명 방법에 의한 사회개혁은 지금에 와서는 더이상 가능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점, 초범이고 과거 사과원 활동을 후회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당시 사법부 판결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이며 “판결문을 보면 저의 입장이 나와 있다”고 밝혔다. 이 일을 다시 인사 검증대에 올린 것은 불필요한 논쟁으로 본질을 희석시키는 일이다. 차라리 공수처 설치문제나 검경수사권 조정, 법원 검찰 개혁 등 국민이 원하는 현안을 얼마나 잘 완수 할 수 있을지 업무능력에 초점을 맞춘 검증이 더욱 절실하다. 조 후보자에 대한 한국당의 공세는 인사검증 본연의 역할을 넘은 해묵은 색깔론에 불과하다.

아이러니 하게도 MB 정권에서는 사노맹 활동 한 사람들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해 주기도 했다. 그 같은 사노맹 사건을 이제 와서 이념논쟁으로 확산하는 것은 국민적 피로감을 양산하는 일이다. 부디 국회청문회는 더 이상의 이념논쟁을 끝내 시대착오적인 정치행태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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