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충주농고 교장
수필가

[충청매일] 옛날 영국의 부유한 귀족의 아들이 무더운 여름 날 시골로 소풍을 갔다. 강산이 수려하고 잔잔한 맑은 호수가 있는 아름다운 마을에 이르자 호수에 뛰어 들어 수영을 하고 싶었다. 그는 거침없이 뛰어 들었다. 그런데 준비 없이 갑작이 물로 뛰어든 탓인지 발에 쥐가 나서 수영은커녕 물에 빠져 죽을 위기에 이르자 “살려 주세요, 사람 살려 주세요”하고 비명을 질렀다. 마침 인근 밭에서 일하던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 그 소리를 듣고 달려와 귀족의 아들을 구해주었다. 귀족의 아들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시골 소년과 친구가 됐다. 그런 인연으로 해서 편지를 주고받으며 돈독한 우정을 키워 나갔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시골소년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됐다. 귀족의 아들은 물었다. “너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니?” 시골소년은 “의사가 되고 싶은데 우리 집이 너무나 가난해서 집안 일을 도아야 할 것 같다”하고 대답했다. 귀족의 아들은 내 생명의 은인을 돕기로 결심을 하고 아버지를 부탁드렸다. 그래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을 런던으로 데려왔다. 결국 시골 소년은 친구의 도움으로 런던 의과대학을 다니게 되고 평소에 의사가 되겠다던 꿈을 이루게 되었다.

그는 열심히 공부를 했다. 친구의 도움을 잊지 않았고 실험연구에 몰두해 포도당 구균이라는 세균을 발견하고 “페니실린”이라는 기적의 약을 발명했다. 당시에 영국에는 폐렴이 불치의 병으로 유행했다. 그러나 ‘페니실린’이라는 기적의 약이 발견돼 죽어가는 많은 인명을 구할 수가 있었다. 그 페니실린 약을 발명한 그가 바로 1945년 노벨의학상을 받은 ‘알렉산더 플레밍’이다.

그의 학업을 도운 귀족 소년은 정치가로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26세의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이 되었고. 1,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나라의 존망이 위태롭게 되자 독제 제국주의를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군지휘관으로 자진입대했다. 그가 바로 후일 유명한 영국 수상 처칠이었다. 그러나 폐렴에 걸려 전쟁 중 목숨이 경각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들은 알렉산더 플레밍은 자신이 만든 페니실린을 갖고 달려가 그의 생명을 구할 수가 있었다.

나는 이 실화를 접하면서 영국사회에서 일어난 귀족 소년과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 우연한 기회에 맺은 인연이지만 우정이 계속되면서 어떻게 이들의 삶에 빛과 생명의 힘을 주었을까. 부모는 누구나 자식을 위해 좋은 배경이 돼주고 싶지만 자랑할 만한 부와 명에가 없으니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그러니 국가나 기업이 사회 발전을 위해 인재 발굴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일갈등이 고조 되고 있다. 일본이 첨단부품 소재를 가지고 수출 허가제로 하겠다. 한국을 무역에서 우대하는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는 등 과학기술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그 저변에는 오랜 세월 쌓이고 쌓인 축적된 과학기술의 힘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혁신, 첨단소재개발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 아니다. 첨단소재 지원 예산만 증액해서 되는 일도 아니지 않은가. 한일 갈등을 부추기는 선동만 앞세울 일 아니다. 과학기술의 힘이 국력이다. 냉철하게 자성하는 계기가 돼야한다. 영국의 귀족의 아들과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 보여주는 인간적인 우정의 신뢰를 쌓아가듯 자유와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이웃 나라와도 미래 지향적인 외교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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