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은 한숨 밖에 내쉴 게 없다. 교사들은 학생의 성적을 조작해 준 대가로 금품을 받고 학교 내 폭력은 심각한 지경에 다다랐다. 얼마 전 실상이 폭로된 학교폭력조직 ‘일진회’는 이제 자녀의 안위까지 걱정하게 할 정도다. 일진회 근절을 위해 교육부와 경찰이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선학교는 학교폭력 문제를 쉬쉬하고 있다. 승진을 앞둔 교감이나 명예로운 정년퇴직을 바라는 교장은 자신의 학교에서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일선교사들은 근무성적 평정 순위 점수 때문에 학내 문제 숨기기에 동참하고 있다. 결국 교사들의 집단·개인 이기주의가 학교폭력을 심화시키는 꼴이 돼 가고 있다.

최근 교육청별로 운영 중인 학교폭력신고센터는 이용자가 없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을 비롯한 도내 11개 시·군 교육청은 중등교육과에 담당장학사를 배치하고 학교폭력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신고건수가 거의 없어 사실상 무의미한 곳으로 전락하고 있다. 학교폭력 신고센터가 이처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제일 큰 원인은 홍보부족이다. 또 이곳을 이용한다 해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는 학생들이 적기 때문이다. 특히 실명 원칙 접수 방식은 신분노출을 걱정하는 피해자들에게 이용 기피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폭력의 근본적 치유를 위해 교사들의 노력은 절대적이다. 우리는 이미 교사들이 학교폭력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교사들은 그동안 각종 사회적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자신들은 잘못된 교육정책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는 교육노동자라는 논리로 억울함과 업무과다를 강변해 왔다. 그러나 교사들은 차별 받는 존재가 아닐 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주체다. 교사들이 그만한 사회적 대접을 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교사에게 사도(師道) 정신이 살아 있을 때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게 된다. 땅위로 솟아난 불량은 자른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다. 뿌리는 얼마나 깊고, 줄기는 얼마나 넓게 퍼졌는지 상세히 파악해 근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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