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청주 청소년광장 ‘평화의 소녀상’ 관심 UP

청주시 상당구 청소년광장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청주시 상당구 청소년광장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충청매일 양선웅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1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청소년광장.

이날 내리쬐는 불볕더위에 청주지역 온도는 37도를 넘어섰다.

연이은 폭염 속 ‘차 없는 거리’는 마치 ‘사람 없는 거리’처럼 보였다.

한가한 광장 구석 나무그늘아래 더위도 모르고 앉아 있는 소녀가 있다.

앉아있는 소녀와 어깨 위 작은 새, 빈 의자, 뒤로 비치는 할머니의 그림자와 하얀 나비. 일제강점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추모하고 기억하고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다. 뙤약볕에도 소녀상을 찾는 이들은 간간히 보였다.

광장에서 만난 대학생 A(23)씨는 “더운 날씨에 앉아있는 소녀상을 보니 마음이 뭉클하다”며 “생존하신 분들이 스무명 남짓 한 것으로 아는데 하루빨리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아 평화를 염원하시던 할머니들의 바램이 이뤄지길 원한다”고 말했다.

광장 곳곳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들과 대조적으로 소녀상과 기념비 주위는 말끔했다. 2015년 논란 끝에 설치된 소녀상의 우여곡절을 보상해 주는 듯하다.

광장 주변에서 만난 건물경비원 B(59)씨는 “불과 2~3년 전만해도 소녀상 주위는 정기적인 관리가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고 보기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며 “그러나 요즘 들어 일주일에 한두 번씩 봉사단체로 보이는 분들이 주변청소와 소녀상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힘이 닿는 대로 주변 쓰레기를 줍고 환경정리를 하고 있다”며 “소녀상이 저 자리에 자리 잡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앞으로 많은 관심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소녀상 설치 당시 ‘충북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가 청주시에 소녀상 설치허가를 요청했으나 시에서는 청소년광장의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갈등을 빚었다.

이후 거듭된 논란에 방치되다시피 한 소녀상은 낙엽과 먼지가 쌓이고 주변은 무성한 잡초와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둘러싸여 잊혀 있었다.

그러나 꾸준히 제기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일본정권의 경제보복에 맞서는 반일운동이 맞물려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지성 소녀상 추진위원장은 “일재잔재 청산과 미뤄왔던 역사바로잡기 실현의 상징물인 평화의 소녀상에 시민들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다”며 “다가오는 위안부 기림의 날, 광복절을 맞아 온 국민이 화합해 추모하고 우리 앞에 놓인 일련의 사태들을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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