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준 청주시 도시재생기획단 주무관

 

[충청매일] 2018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로 손꼽힌 조던 피터슨의 인터뷰 영상을 보게 됐다. 그는 상대의 왜곡과 공격에도 시종일관 차분함을 유지하며 본인의 주장과 논리를 흔들림 없이 답변해 상대가 끝내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이후 그에 대한 영상과 자료를 찾아보던 중 ‘12가지 인생의 법칙’이란 책을 읽게 됐는데 짧게 소개하고자 한다.

그가 제시한 12가지 법칙은 단순해 보이지만 저자의 심리학, 인문학, 사회, 정치, 종교를 넘나드는 폭넓은 지식이 들어 있다. 그중 인상 깊었던 법칙 2가지가 있다.

첫 번째,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바닷가재는 안전한 보금자리를 놓고 결투를 벌인다. 승리한 바닷가재와 패배한 바닷가재 사이에 신경화학적 차이가 나타는데 승리한 바닷가재는 세로토닌 비율이 높아져 기세등등해지는 한편 패배한 바닷가재는 오토파민 비율이 높아져 위축되고 무기력해진다. 패배한 바닷가재는 심지어 전에 이겨봤던 적과도 싸우려 하지 않는다.

이는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패배나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결투에서 진 바닷가재와 비슷하게 행동하게 되고 결국 강자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피터슨은 말한다.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선다는 것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삶의 엄중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이는 비단 자세만을 교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실패자처럼 위축되지 않으며 두려움을 이겨내 결코 만만치 않은 사회와 조직에서 당당하게 살아남으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두 번째,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

20세기 최악의 연쇄살인마 칼 팬즈램은 어린 시절 사소한 범죄로 소년원에 수감돼 모진 학대와 성폭력을 당했고 그 후 방화, 강간, 살인 등 온갖 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사형당하는 그 순간까지 자신의 비극이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도 수용소에 수감돼 가혹한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닥친 재앙에 본인 책임은 없는가, 과거에 어떤 잘못된 선택을 했는가를 자신에게 물어보고 세세한 부분까지 질문해가며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 모든 역경을 딛고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수용소군도’를 썼다.

“당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당장 중단하라! 그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면서 그 행동을 합리화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당신의 양심과 이성이 시키는 일만 하라.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

정곡을 찌르는 말에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더 나은 의미 있는 삶에 한 걸음 다가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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