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등록률을 놓고 대학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4년제 대학은 그렇다 치더라도 미달학과를 채우기 위해 모집 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학생을 모집한 전문대학의 올해 입시는 한바탕 전쟁이었다. 미달학과가 발생하면 2년제에서 4년제, 지방에서 수도권대학으로 도미노현상처럼 학생들이 옮겨가기 때문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입시율을 분석해보면 취업이 잘되는 전망학과 또는 특성학과를 보유한 대학은 국립·사립을 막론하고 경쟁률이 높았다. 반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각 대학마다 설치된 인문사회계열 등의 학과는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떨어지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 문제는 대학입학정원보다 입학생수가 적다는 데 있다. 이런 현상을 예상 못한 교육부의 정책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대학만 세워놓으면 학생들이 몰릴 것이라는 안일한 자세가 더 큰 화를 불러왔다.

대학간 경쟁은 어느 대학이 죽느냐, 사느냐의 혈투로 변했다. 충북대와 충남대, 충주대와 청주과학대가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대학간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문제는 경쟁력이 취약한 지방 사립대와 전문대다. 그나마 경쟁력을 갖춘 일부 학과로 근근이 버텨내는 대학은 안도하겠지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대학은 재학생들이 타 대학으로 밀물처럼 빠져나간다. 경쟁력이 취약한 대학이 갑자기 경쟁률을 끌어 올릴 수도 없고 군 단위까지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대학 모두 살아남을 수도 없다. 따라서 대학도 시장원리에 따라 경쟁력 있는 대학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대학은 구조조정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취임하면서 대학구조조정을 본격화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구조조정에 참여하지 않는 대학이 대부분이다. 이런 대학은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지금까지 대학 경쟁력과 인프라·입시율·연구실적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곪은 상처를 도려낸다는 차원에서 과감하게 지원을 끊고 필요하다면 강제적으로라도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이래야 진정한 상아탑으로 질도 높이고 대학도 살 수 있으며 세계 100위권 대학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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