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년1개월 만에 장중 1940선 후퇴
코스닥 지수도 급락세에 ‘사이드카’ 발동
“한일 분쟁보다 미중 무역분쟁이 큰 문제”

코스피 지수는 3년여 만에 최저치를 코스닥은 장중 한 때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국내증시가 급락했다.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RX한국거래소 모니터에는 코스피가 전거래일에 비해 51.15(-2.56%)포인트 하락한 1946.98을 나타내고 있다.  뉴시스

 

[충청매일 이우찬 기자] 코스피지수가 2년9개월 만에 1940선까지 후퇴했다. 코스닥지수도 급락세를 보이며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국내 증시의 ‘검은 월요일’이 재현됐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1천998.13) 대비 51.15포인트(2.56%) 하락한 1천946.9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2.64% 하락한 1천945.39까지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1천940선으로 후퇴한 것은 2016년 6월 28일(1천936.22) 이후 약 3년1개월 만이다. 장중 기준으로는 2016년 11월 9일(1천931.07) 이후 2년9개월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천420억원어치, 3천14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은 홀로 7천3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615.70) 대비 45.91포인트(7.46%) 급락한 569.7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 560선을 하회한 것은 2015년 1월 이후 4년7개월 만이다. 하루 새 7% 이상의 낙폭을 기록한 것은 2011년 9월 26일(8.28%) 이후 처음이다.

또 이날 코스닥 150선물가격 및 코스닥150지수가 장중 6% 이상 급락해 오후 2시9분부터 5분간 ‘사이드카’(Sidecar)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이 급변할 경우 현물시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된 프로그램 매매호가 관리제도다. 사이드카가 발동될 경우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된다.

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다만 지난해 1월과 2월 코스닥시장에서 발생했던 사이드카는 상승장에 발생했던 것으로 하락장 기준 사이드카는 2016년 6월 이후 약 3년1개월 만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홀로 370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240억원어치, 1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수출허가 간소화 대상(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는 화이트리스트 배제 발표가 난 당일에도 1% 가량 하락하며 2천선을 하회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날 오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와 관련해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우리 금융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힌 점도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9월 1일부터 나머지 3천억달러 규모의 상품에 10%의 소규모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이미 25%의 관세를 부과한 2천500억달러의 상품은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포괄적 무역거래에 대해 중국과 긍정적인 대화를 지속하기를 기대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의 하락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강경한 태도도 10월 천황 즉위식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돼 화해무드로 진입한다 해도 국내증시는 당분간 부진한 모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천선 이탈이 가격조정의 끝이 아닐 것”이라며 “하반기 코스피밴드 전망치의 하단은 1천850포인트”라고 밝혔다.

이경민 연구원은 “자체 성장동력, 정책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분쟁, 경기·정책불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라며 “여기에 일본과의 무역마찰은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변수”라고 분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등을 노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일 화이트리스트 관련 문제보다 미중 무역분쟁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재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모습”이라며 “국내 증시의 반등 시점도 점차 뒤로 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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