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조은누리양 실종 11일만에 어머니 품으로
5799명 수색·지역사회 지원 등 공동 노력 결실

지난 2일 충북 보은군 회인면 야산에서 구조된 조은누리양이 오후 5시께 충북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지난 2일 충북 보은군 회인면 야산에서 구조된 조은누리양이 오후 5시께 충북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조은누리양을 찾기 위한 수색 11일째 대원들은 지쳐갔다. 

목은 타들어갔고, 온 몸은 땀으로 젖었다. 수은주는 35도를 가리켰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뙤약볕 아래서 도시락과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그래도 일어나야 했다. 숲 속 어디에선가 애타게 엄마를 찾고 있을 14살 소녀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지난달 23일 조은누리양이 실종된 지 11일째인 2일 오후 2시40분께.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산 35 야산 정상 부근에서 군 수색견 ‘달관이’가 풀숲을 향해 짖었다.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박상진 상사가 서둘러 뛰어갔다.

우거진 풀숲 사이로 누워있는 조양이 보였다.

박 상사는 급히 군복을 벗어 조양을 감싼 뒤 물부터 먹였다.

조양은 탈진 상태였으나 의식과 호흡은 비교적 정상이었다.

119구급차를 타고 오후 5시께 충북대병원에 도착한 조양은 엄마의 손을 다시 잡았다. 한 번도 엄마와 떨어진 적 없는 조양에겐 너무나 멀고 기나긴 시간이었다.

지난달 23일 조양이 실종된 뒤 경찰과 군, 소방, 민간 수색대는 11일간 누적인원 5천799명을 투입해 산을 샅샅이 뒤졌다.

경찰은 곧바로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군 부대 협조를 요청했다. 육군은 충북에 주둔하는 37사단에 이어 다른 지역 사단과 산악 지형에 특화된 특공부대, 기동부대까지 투입했다.

충북도교육청과 청주시청, 보은군청 등 유관기관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달 31일에는 충북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등 발달심리 전문가 3명을 투입, 조양의 평소 행동 습성을 토대로 수색 작전을 펼쳤다.

지난 1일에는 조양이 최초 실종된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내암리에서 능선을 따라 이동했을 곳으로 예상되는 보은지역 야산으로 수색 범위를 넓혔고, 그 다음날인 2일 오후 2시40분께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야산에서 조양을 구조했다.

조양이 실종된 무심천 발원지로부터는 뒤편으로 직선거리 920m, 도보이동거리 1.5㎞ 떨어진 지점이었다.

그동안 수색에 투입된 누적인원은 경찰 2천678명, 군 장병 2천366명, 소방 특수구조대 469명, 기타 286명 등 5천799명. 이들은 조양이 실종된 지난달 23일부터 실종지역 22차례, 드론(열화상 카메라 포함) 25차례, 마을 및 공가 7차례씩 수색했다.

경찰은 조양이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일대 진·출입 차량 50여대의 행적을 쫓는 등 수색과 수사를 병행했다. 그 결과, 조양은 무사히 어머니 품에 돌아오게 됐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은 5천799명이 만든 기적이었다.

조양의 어머니는 “딸을 찾아준 모든 사람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이번 생에 안되면 다음 생에서라도 은혜를 꼭 갚고 싶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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