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충청매일] 금강유역환경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금강유역 물환경위원회 및 소유역 협의체계 구축’에 관한 것이었다. 지난 6월 시행된 물관리기본법의 핵심내용이라 할 수 있는 유역거버넌스 구축의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자는 취지다. 청주와 충북을 중심으로 펼쳐왔던 금강 유역의 하천 관련 활동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해 요약해 볼 수 있다.

우선, 무심천 자연형하천 복원운동이다. 1990년대 중반, 물고기 집단폐사의 원인이 하천 내에 과도하게 들어선 인공구조물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1997년 하상주차장과 하상도로 중설을 반대하고 무심천을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한 운동이 본격화됐고, 도시하천살리기의 불씨가 되었다. 몇 년 뒤 하상주차장은 단계적으로 철거되기 시작했고 현재 85% 가량의 면적이 복원됐다. 하상도로는 중복구간에 대한 100일간의 차량통제 실험을 거친 뒤 부분적으로 철거했다.

둘째, 충청권의 상수원인 대청호와 금강 유역의 물환경보전운동이다. 2000년 전후 용담댐 용수배분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과 금강수계관리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금강유역의 협력활동은 본격화됐다. 2002년에 수질개선 거버넌스인 대청호보전운동본부를 결성하였고 보은·옥천·영동 등 대청호 상류지역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금강하천감시센터를 운영했다. 2009년에는 40여개 물환경 단체를 망라한 연대기구로서 금강유역환경회의를 결성했고 현재까지 금강유역환경포럼을 주관해 오고 있다.

셋째, 한반도 운하와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운동이다. 2008년 MB정권이 추진한 한반도 운하 구상은 사상초유의 국토 파괴 사업이었으며 범국민적 반대운동이 펼쳐졌다. ‘한반도운하반대충북도민행동’을 결성해 운하연결구간 탐방안내를 주도하며 경부운하가 왜 백두대간을 뚫고 갈수 없는지 알려내었다. 이후 4대강 사업으로 변경해 강행했고, ‘4대강사업저지충북생명평화회의’로 맞섰다. 4대강 사업 전면 재검토를 외치며, 특히 미호종개의 마지막 서식지 보전을 위해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사업을 반대했으나 강행됐다.

끝으로, 2014년 이후 최근 6년 가량 집중적으로 전개해온 미호강 상생협력운동이다. 통합청주시 출범과 세종특별자치시 조성으로 미호강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충북·청주·세종지역의 여러 기관과 단체들은 ‘미호강 상생협력 2020 프로젝트’라는 자발적 물환경 개선운동을 전개했다. 소로천가꾸기사업을 시작으로 유역관리체계 구축방안 연구, 주민참여형 유역관리활동, 미호강 종합탐사, 미호종개 보전캠페인, 유역협의회추진위원회 발족, 함께미호강가꾸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미호강’을 지역사회 핵심의제로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

결국 사람이 독점하고 있는 하천과 유역의 모습을 원래의 모습인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살던 공간으로 회복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오랜 과정을 통해 하천유역의 또 다른 주인은 물고기와 같은 ‘생명’이라는 점을, 하천유역 관리의 목적과 방향은 사람과 그 생명들과의 ‘상생’임을, 그리고 하천유역을 관리하는 방법은 ‘주민 참여와 사회집단 간의 협력’임을 확인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나 유역물관리위원회도, 유역협의회나 유역관리센터도 그 속에 담아 낼 네 가지 가치는 ‘생명’, ‘참여’, ‘협력’, ‘상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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