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여중생 실종 8일째 수색…2000여명 동원
헬기·드론까지 투입했지만 조양의 흔적은 없어
경찰 “실종 장소 이탈 정황 없어…범죄 연루 수사”

청주 여중생 실종 8일째인 30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에서 육군 37사단 장병들과 산악지역 수색작전에 특화된 특공대원들이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을 찾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오진영기자
청주 여중생 실종 8일째인 30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에서 육군 37사단 장병들과 산악지역 수색작전에 특화된 특공대원들이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을 찾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오진영기자

 

[충청매일 양선웅 기자] ‘은누리야 학교 가자 누리야 보고 싶어.’

30일 오후 2시께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내암리 조은누리(14)양 실종 수색현장 초입 지원 천막에 안타까운 말들이 나부낀다.

이날 수색에는 군·경·소방 뿐 아니라 조양의 학교 등 자원봉사자들까지 합세했다. 그러나 아직 조양의 흔적은 보이지 않아 주변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8일간 이어진 수색은 폭우와 폭염에 따른 진흙탕과 늘어진 수풀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길에서 한 발자국만 벗어나면 밀림처럼 우거진 녹음 탓에 헬기와 드론을 연신 띄워 봐도 흔적을 찾기 어렵다.

등산로를 따라 곳곳에는 조양의 작은 흔적이라도 찾기 위해 제초 작업이 한창이다. 오후 2시께부터는 산악지역 수색작전에 특화된 특공과 기동부대 250여명이 투입돼 산을 오르고 있었다.

“고지로 올라간 후 발원지까지 흩어져서 수색한다” 인솔자로 보이는 장교가 연신 명령을 내린다.

수색에 나선 기동부대 관계자는 “길이 다소 험하고 폭염 등으로 장병들이 지쳐있지만 실종된 조양을 찾기 위해 모두 분발하고 있다”며 “안전사고 없이 폭넓고 세심한 수색을 전개해 조양을 찾겠다”고 자신했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보니 당시 조양 일행이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아놨던 곳에는 수색본부가 차려져 있다.

조양의 어머니 A(44)씨도 딸을 애타게 기다리며 그곳에 있었다.

점심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이었지만 수색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오직 조양을 찾겠다는 일념 아래 대원들은 연신 땀을 닦으며 산을 오르고 있었다.

수색에 자원한 봉사자 B씨는 “나도 자식을 둔 부모로써 조양의 부모님 심정을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진다”며 “어려운 여건이지만 희망은 있다 꼭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A씨와 조양, 조양의 동생 그리고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 8명과 함께 무심천 발원지로 나들이를 나갔다.

조양 실종 후 전화통화에서 A씨는 “오전 10시30분께 발원지로 향하는 중간지점에서 딸이 벌레가 많아 올라가기 싫다고 혼자 산을 내려갔다”며 “딸이 물놀이를 하던 다리 부근에 펴놓은 돗자리나 차에 가있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올라온 길이 외길이고 딸의 성격 상 다른 곳으로 갈일이 없다”며 “딸이 내려간 후 남자아이 2명도 따라 내려가서 안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가 일행과 함께 돌아왔을 때 조양은 없었다.

군·경·소방은 이 지점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을 전개하고 있다. 30일 현재까지 관·민을 아울러 2천여명이 넘는 인원이 투입돼 조양을 찾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양이 실종 장소 인근을 빠져나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범죄 연루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있다”며 “아직 조양이 실종 장소를 이탈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주변 수색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광역수사대와 마약수사대를 비롯해 흥덕·청원경찰서 형사 40여명 등을 동원해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지나던 차량을 추적해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색의 어려움 속에서 조양 가족과 수색대원들은 조양이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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