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다 뺀다 해도 가당치도 않을 걸 가당치도 않다 해야지 무조건 된다고 하냐?”

장배도 지지 않고 대거리를 했다.

“어쩠든 가당치 않아도 저런 바위로 바닥에 깐다면 완전하다는 것 아니냐?”

강수가 두 사람 사이를 끼어들며 용강이 편을 들었다.

“대방도 귀신 씨나락 까먹는 용강이 소리가 옳단 말이우?”

장배는 강수가 용강이 편을 드는 것이 몹시 못마땅했다.

“무모하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용강이가 얘기한 것이 그중 마땅하니 그걸 실행할 방법을 찾는 게 우선 아니겠냐? 그러니 물어뜯는 소리만 할 것이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좋은 생각을 짜낼 생각을 해보거라!”

“대방, 작은 가마바위 정도 되는 바윗돌은 저기 강가로 줄줄이 널렸으니 저걸 강바닥에 박고 석축을 쌓아도 만년구짜요. 문제는 저런 바윗돌도 엄청 무게가 나갈텐데 저기 강가에서 나루 어귀까지 한 두 개도 아니고 수십 개를 어찌 옮긴단 말이오?”

물개가 큰 가마바위와 작은 가마바위 언저리로 즐비하게 널려있는 바윗돌을 가리켰다.

“큰 가마바위도 옮기겠다고 설쳐대는 용강이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 누룩돼지 같은 용강이한테 전수 다 맡겨!”

장배가 비아냥거렸다.

“저누무 새끼가 뜨금한 그둥을 한 번 봐야 정신을 차릴라나 워째 틈만 생기면 빈정거린디야!”

용강이가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내팽개칠 것처럼 장배를 노려보았다.

“그런다고 내가 기 죽을 성 싶냐?”

장배도 지지 않고 용강이를 노려보며 대거리를 했다.

“두 형님들 이제 그만들 하시고, 저 물가 바위들을 어떻게 하면 나루 어귀까지 나를 수 있겠는가 하는 의논을 좀 해보시우!”

보다 못한 물개가 아웅다웅하는 용강이와 장배에게 지청구를 주었다.

“모두 힘을 합쳐도 힘든 일이다. 그러니 쓸데없는데 힘 빼지 말고 방법을 찾아보자.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

“대방, 목도로 옮기면 어떻겠슈?”

“댓자 상돌도 장정 예닐곱이 죽을 똥을 싸는데 강가에서 나루 어귀까지 힘들 것 같지 않겠냐?”

물개 의견에 장배가 또 재를 뿌리고 나섰다.

“저누무 새끼는 남들 얘기는 사사건건 쌍지팽이를 짚고 나서는구먼!”

“그건 나도 장배 얘기가 옳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강수가 장배 의견에 찬동했다.

“대방은 어째서 일루 갔다 절루 갔다 종사이가 없답디까?”

이번에는 용강이가 볼멘 소리를 했다.

네모로 각이 진 상돌은 끈이 미끄러질 염려가 적어 묶어서 목도하기 수월했다. 그러나 강가에 널려있는 바윗돌은 한눈에 가늠해도 상돌에 비하면 최소한 서너 배는 부피가 컸다. 부피가 큰 만큼 무게가 더 나갈 것은 분명했다. 게다가 바윗돌 모양새도 삐죽빼쪽 둥굴동굴 제각각이어서 마땅히 참바를 묶기에도 어려웠다. 용케 묶었다 하더라도 그 무게를 들어 올려 목도를 하려면 바윗돌 하나에 수십 장정이 힘을 모아야 했다. 설령 묶어서 옮긴다 해도 끈에 걸어 어깨에 맬 목도채가 있어야하는데 수십의 장정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목도할 수 있는 긴 나무와 바윗돌의 무게를 감당할 만한 그런 단단한 나무는 없었다.

“목도가 어렵다면 밀고 가면 어떨까요?”

물개가 다시 다른 의견을 냈다.

“바위를 밀고 간다고? 어떻게?”

“통나무를 땅바닥에 깔고 바윗돌을 위에 얹어 앞에서는 당기고 뒤에서는 밀고 가면 되지 않겠슈?”

북진나루 위쪽에는 청초호가 있고 물막이보를 막은 샛강을 건너면 모래톱이 나루 어귀까지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러니 물개 말처럼 둥근 통나무를 바닥에 깔고 바위를 옮긴다면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최풍원은 다시 불가하다는 의견을 냈다.

“목도보다는 그 방법이 훨씬 나아보이기는 하지만 한두 개 바윗돌을 옮겨 끝난다면 해볼 만하지만 수십 개를 그리 할 수는 없다. 우선 나루에서 청초호를 지나 샛강을 건너 다시 모래톱을 지나 풀등이 있는 어귀까지 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아마도 여기 사람이 다 들러붙어야 하루에 바윗돌 하나 옮기기도 벅차지 않겠냐?”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면 무슨 방법이 있을 수 있슈. 차라리 바윗돌을 지고 북진나루 강물 위를 걸어 어귀로 가는 게 낫겠슈!”

자신이 내는 의견마다 반대에 부닥치자 물개도 짜증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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