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논란에 소비 감소
색다른 메뉴·간편식 늘어

[충청매일 양선웅 기자] “요즘 개고기 손님은 외국인 밖에 없어요.”

중복을 하루 앞둔 21일 충북 청주시 최대의 재래시장인 육거리종합시장에서 개고기를 취급하는 상인의 말이다. 주문받은 개고기를 손질하던 상인 A씨는 “한국인이 아니라 일하러 온 중국인들이 주문한 것”이라며 “한국인들은 60대 이상 분들이 가끔 찾으시고 요즘은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소에 납품하는 양도 반 토막난지 오래고 그나마 외국인들이 소비해주니 가게 문을 열 수 있다”고 토로했다.

10년 넘게 토종닭과 개고기를 팔고 있는 상인 B씨도 “매년 개고기 소비가 줄어드는 것을 체감하지만 특히 올해는 지난해 대비해 40% 정도로 줄었다”며 “이대로라면 다른 규제나 간섭이 없어도 5년만 지나면 자연스레 개고기를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개식용에 대한 찬반을 차치하더라도 사회적 암묵 속에서 개고기는 사라져가고 있다.

청주시 서원구의 한 보양식 전문 식당에도 보신탕은 자취를 감췄다.

식당 관계자는 “개고기로 유명한 식당이었으나 점차 손님들이 찾지 않아 메뉴에서 제외시켰다”며 “가끔 20~30명 단체로 예약해서 드시는 분들도 있었으나 요즘에는 그마저도 없다”고 말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해 보신탕을 먹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평소 개고기를 즐겨 찾던 회사원 C씨는 “전부터 복날에 보신탕을 즐겨 먹었으나 회사 동료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기피해 염소탕이나 삼계탕을 먹는다”며 “요즘에는 개고기를 먹자고 말하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복날 대표 메뉴의 변화도 개고기 소비 감소에 한 몫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평소에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 대신 색다른 보양식을 먹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났다”며 “개식용 논란을 떠나서 삼계탕, 염소탕 등 전통적인 보양식을 찾는 사람은 감소하는 반면 젊은 층을 대상으로 마라탕이나 치킨 등의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인 가구나 맞벌이부부가 늘어나면서 식당에 가지 않고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을 찾는 것도 개고기 소비감소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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