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일본의 생떼가 도를 넘고 있는 와중에 오래간만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대표의 회담이 18일 열린다. 일 년이 넘도록 대치국면을 이어왔던 자유한국당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청와대 회동에 전격 응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회동은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를 계기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처음 제안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전향적인 입장을 표시하고, 문 대통령이 여야에 초당적인 협력을 요청하는 등의 삼박자가 맞춰지면서 극적으로 성사됐다. 

이번 청와대 회동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초당적 협력방안을 마련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회동에서 일본의 경제규제에 대한 초당적 대응을 강조하는 합의문이 발표된 다면 더할 나위 없는 회동이 될 수 있다.

일본 아베정부가 노리는 것은 자신들의 경제규제로 대한민국 정치권이 분열하고 국민이 갈등하는 것이다. 우리 정치권과 국민이 일본의 노림수에 이용돼서는 안 될 일이다. 평상시에 정치권이 서로 갈등하고 대치하더라도 국란 앞에서는 단결해 한목소리 내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엄중한 시기에 열리는 회동인 만큼 초당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으며 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당 회의에서 “우리 당은 대통령과 정부가 올바른 해법을 내놓는다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며 “청와대 회동이 국정 전환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장외투쟁으로 일관해오던 한국당으로서는 국회 입성과 국정운영에 동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 좋은 기회를 잡지 못하고 정부흠집내기나 국회거부로 이어진다면 국민들도 한국당을 옳게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사태가 한국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민주당은 일본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강조하고 있고 한국당은 지나친 반일감정 자극을 경계하자는 게 다른 입장이다. 서로 다른 입장을 견지할 수는 있으나, 사태가 준엄한 만큼 정부의 입장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정부의 계획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초당적으로 협력해줄 필요가 있다.

현재 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여야 정치권을 통해 의미 없이 대일감정을 앞세울 일은 없다. 일본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나오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식으로 대처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 대일감정을 앞세운다고 지적한다면 오히려 지나친 자학이다. 과거의 잘못을 청산하지 않고 적반하장 격으로 경제보복이라는 비열한 카드를 내밀고 있는 아베의 행동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은 구한말이나 가능한 일이다. 우리경제와 국력도 클 만큼 컸다. 지혜롭게 대처하되 결코 무조건 굽힐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협력과 국민의 단결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오늘 청와대 회동은 여러 시급한 현안도 함께 논의되는 장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추경안처리에 대한 긍정적인 대화가 이뤄져야 하며 일본의 규제조치에 대해 한목소리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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