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충청매일] 일본에서 국가차원의 수출규제 등이 시작되면서, 공식적으로 한국과 일본사이의 ‘경제전쟁’이 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위안부협정문제, 강제징용배상판결 등 한일간 갈등의 분위기 속에서 다각도로 이러한 경제전쟁의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그러한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정부는 그러한 경제전쟁의 경우 일본 또한 피해를 보기 때문에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취지로 가능성을 부인했습니다. 그런데, 그 가능성은 현실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애써 큰 피해는 없다는 맥락으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고는 있으나, 실무진도 아닌 삼성의 회장이 직접 원재료 수급문제로 급히 일본을 방문하는 모습을 보면 그 피해의 가능성은 매우 심각해 보입니다.

대부분의 전쟁은 일으킨 자에게 피해가 없어서 발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그러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략한 체, 단순히 본인도 피해를 볼 텐데 전쟁을 일으킬 리 없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만 빠져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막상 전쟁이 시작된 이후, 사실상 아무런 대응책도 내놓지 못한 체 대화를 요구하거나, 정부차원에서 발생한 일에 기업이 직접 읍소하게 만드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기업간 비즈니스 분쟁이라면 당사자의 지위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겠지만 국가 간 전쟁에 있어서 기업의 대표가 읍소하는 것 이외에 더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예측에 따른 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가, 발발한 전쟁에 있어서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진두지휘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전쟁이 현실화된 이상 오로지 필요한 것은 승리이고, 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냉정한 시각입니다. 단순히 전쟁을 일으킨 상대방을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냉정한 사고와 치밀한 두뇌전략을 바탕으로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 정부에 그걸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무역전쟁에 대비해서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여 빠르게 굴복시킬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그 카드가 없다면, 아무리 상대방이 밉더라도 전쟁의 결과는 패배일 뿐입니다. 상대방은 치밀한 전략과 계산을 바탕으로 딱 보아도 우리의 약점을 제대로 찌르고 돌아오는데, 정부는 그에 따른 대응책이 무엇인지 전혀 언급하지도 못하고 있으며 실행은 전무한 상황입니다. 오히려 국민들이 발 빠르게 일본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무능한 정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과거 임진왜란과 다를 게 없다고 보입니다. 당시 정부는 왜놈이 쳐들어오겠느냐며 아무런 전쟁의 대비를 하지 않았고, 막상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치밀하게 준비된 공격에 상당한 피해를 입고 사실상의 지휘는 마비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나마 국민들이 스스로 조직한 민병대를 통한 저항과 일부 위기를 꿰뚫은 영웅들에 의해서 전제를 장악해 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그와 상황이 다른가요? 이미 전쟁이 벌어진 상황에서, 사실상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예측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단순히 우리 기업이 피해를 본다면 대응하겠다는 외침이 사실상의 대책이 없다는 얘기처럼 들리는 것은 왜 인지 궁금합니다. 벌어진 전쟁이라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 상황을 진두지휘하여 반드시 승리로 이끌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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