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일본 아베정부의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보복이 도를 넘고 있다. 우리나라에 대해 반도체 관련 수출규제조치에 더해 북한과 관련한 안보문제를 끌어들여 일본 내 극우보수층을 결집하는데 악용하고 있다.

일본은 수출규제 품목 가운데 전략물자 일부가 북한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통상 이슈를 안보이슈로 끌고 가고 있다. 정부는 더 이상 두고 봐서는 안 될 문제다.

정부는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을 미국 워싱턴으로 급파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심화되는 한일 갈등 속에 양자 간 직접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미국의 중재를 설득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김 차장은 참여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 초반까지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통상분야 전문가다. 청와대 안보실 경험까지 겸비해 현재의 국면을 해결하기에 최적의 인물로 평가 받는다. 김 차장은 워싱턴 방문 기간 백악관을 찾아 카운트파트인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지난 4·11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쿠퍼먼 보좌관과 사전 의제 조율을 한 바 있다.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는 김 차장은 이번 방문기간에도 만나 정치적 보복으로 이뤄지고 있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함을 적극 알릴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아무런 근거 없이 대북 제재와 연결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양국의 우호와 안보 협력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제 공조 추진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풀이된다.

일본 내 보수언론은 한국의 전략물자 밀수출 사례가 증가했다는 보도를 내는 것으로 수출규제의 정당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산업통상부는 “우리나라 전략물자 수출관리제도가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기사에 언급된 불화가스 관련 무허가 수출사례는 일부 국내업체가 UN 안보리결의 제재대상국이 아닌 UAE, 베트남, 말레이시아로 관련 제품을 허가 없이 수출한 것을 우리 정부가 적발한 사례이며, 일본산 불화수소를 사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방미중인 김 차장은 일본의 통상문제와 안보이슈의 연계 시도에 대한 부당함을 전 세계에 알려 일본이 우리 정부에 대한 보복행위를 철회 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여론조성을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이와는 별도로 한미 간 공식 외교채널을 통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책 모색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일본의 이 같은 규제가 글로벌 공급 체계를 교란시켜 미국 기업은 물론 세계 무역 질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

일본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한국의 외교라인을 총 동원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중재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에 집중적으로 압력을 가해야 한다.

일본은 한국 수출 통제 제도의 신뢰성을 폄훼하는 근거 없는 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이는 명백히 한국정부에 대한 경제보복을 통해 자국 내에서 정치적 우위를 점하고 싶은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일이다. 참으로 비열한 짓이다. 일부 국내 보수 세력이 이에 부화뇌동해 국익을 해치는 일을 멈춰야 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