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윤 교수의 창]역발상
[박홍윤 교수의 창]역발상
  • 충청매일
  • 승인 2019.07.0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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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바지 벨트가 두 번째 고리에 끼우기에 짧아서 항상 밖으로 나와서 벨트를 사야지 한지가 일년은 된듯하다. 며칠 전 동료 교수가 그것을 보고 항상 보기 싫었다면서 긴 벨트를 짧게 잘라서 첫 번째 고리까지만 끼울 것을 권하였다. 일년 동안의 고민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긴 벨트를 사서 두 번째 고리까지 끼워야 한다는 생각에서 벨트를 잘라서 첫 번째 고리에 끼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헤겔의 변증법으로 역사의 변화를 설명하고, 역발상에 의한 창의적 대안으로 기획해야 한다고 학생을 가르치면서 나는 과거의 습관에 매어 변화하지 못한 것이다. 변화는 과거의 습관과 관습을 버려야 이루어질 수 있다. 과거의 습관과 관습을 버리기 위해서는 그것과 정반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20세기 초까지 파리의 패션은 궁정 패션에 매여 코르셋으로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몸을 조여 매는 토레인이라고 부르는 긴 장식의 드레스였다. 세기의 디자이너 샤넬은 이러한 상류사회의 패션을 뒤집는 심플하면서 기능적인 헐렁한 재킷 스타일의 패션을 선보이면서 유행을 이끌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레이스나 코르셋을 잔뜩 차려입어 숨쉬기조차 고통스러웠던 여성의 몸에 자유를 주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인도 민족운동의 지도자이고 성인의 반열에 오른 간디는 투쟁을 폭력이 아닌 비폭력으로 독립을 가져왔다.

우리는 상식에 의하여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으로 행동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상식이란 18세 때까지 체득한 편견을 모아놓은 것일 뿐이다.”라고 하고 있다. 상식을 깨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굳어있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트럼프를 미국의 대통령으로 만든 것은 상식을 깬 것이다. 트럼프가 이데올로기와 이념으로 묶은 세계 공동체를 파괴하고 미국의 이익, 국익을 강조한 것은 편견과 상식으로 만들어진 세계 공동체의 이념을 파괴한 것이다. 지금 세계는 이러한 편견을 깨뜨리고 있다. 시진핑이나 아베가 우리를 향하여 선포한 무역분쟁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국제질서에 불어닥치고 있는 이러한 역발상은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이 변화는 신자유주의를 가져온 마거릿 대처수상의 변화에 버금갈 수 있는 변화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역발상의 세계에서는 큰 국가와 작은 국가의 동등한 권리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강조하는 UN의 이념도, 상호호혜와 차별폐지를 이념으로 하는 WTO의 협정도 새로운 해석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역발상의 최대의 적은 과거이고 과거로 만들어진 상식이다. 상식을 깨는 역발상을 하지 못하거나 그것에 대응하지 못하게 되면 개인이나 국가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것은 과거 속에 사는 사람들은 항상 미래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복종하게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변화는 너무도 빨리 이루어진다. 그래서 내일을 보지 못하면 오늘을 따라갈 수 없고, 다음에는 변화를 뒤따라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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