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오현 농어촌공사천수만사업단장] 계절은 하지(夏至)를 지나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소서를 향해 가고 있다. ‘하지를 지나면 발을 물꼬에 담그고 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벼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는 논에 물을 잘 대는 것이 중요하다. 물 관리 전문 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농업용수 관리와 같은 공사 고유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최근 ‘사회적 가치 중심의 정부 운영’에 따라 사회적 역할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에 적응해 살아가면서 무엇보다 효율성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안정성과 공정성 그리고 사회성을 비교적 외면해왔다. 그러다 보니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청년 실업, 도시와 농촌의 양극화, 빈부격차 등 많은 부작용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방해했고, 이에 따라 정부와 국민들은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최근에는 일반 기업들도 이윤추구뿐만 아니라 안전, 환경 보호, 사회적 약자 배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어촌의 사회·경제·환경적 발전 및 다원적 가치의 창출을 ‘사회적 가치’로 삼고 있으며 국민의 참여와 협력 그리고 가치 공유로 인한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공사의 목표에 맞추어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천수만사업단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사회적 역할 수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첫째로 다자간 참여형 물 관리 체계 구축으로 지역사회 갈등 해소와 안전한 영농 환경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배수갑문 앞에 내항이 위치해 양식장이 다수 존재하는 천수만 지역의 특성상 ‘배수갑문 개폐 의사결정 위원회’를 구성해 주민 참여하에 개폐 여부, 관리수위, 방류 시기 등을 심의, 의결함으로써 농·어업 관련 재난 예방과 지역 이해관계자들의 갈등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

두 번째로 복합(수질·수량·염도·배수) 물 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농업 환경 보전과 공정한 상생·협력기반을 마련에 기여하고 있다. 수질 개선을 위해 액비저장시설(15개)에 대한 점검 및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담수호 쓰레기 투기 방지 CCTV 설치하고 드론을 활용해 확대 감시를 하고 있다. 또한 자율환경관리마을(12개소)을 지정해 수질·환경 개선 등을 위한 복합 물 관리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담수호 자원을 활용하게 하여 공정경제 실현을 도모하고 있다.

지속적인 다자간 참여형 물 관리와 복합 물 관리 체계 구축은 ‘안전하고 깨끗한 영농환경 조성’과 같은 가치 확산을 위한 사업단의 책임과 역할이다.

이는 지역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공유를 도와 갈등 해소에도 기여하며 궁극적으로 농촌의 다원적 가치를 확산시켜 더욱 경쟁력 있는 농촌 마을 형성할 것이다. 우리 공사를 비롯한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 확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노력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길 바란다. 사회 전체의 노력이 동반될 때에 비로소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며 국민들의 삶의 질도 함께 향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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