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의 생활도 넉넉하지 못하면서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을 찾아 도와주는 구두미화원들의 선행은 많은 이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청주지역 구두미화원들의 모임인 ‘일송회’는 지난 1980년 결성돼 오늘에 이르기까지 25년 동안 해마다 수차례씩 노인복지시설과 장애인복지시설, 소년소녀가장들을 찾아 생필품과 학용품, 건강기구 등을 도와주고 있다. 이들 구두미화원들이 펼치는 선행은 여느 단체나 모임에서 하는 돕기 운동과는 차원이 다르다.

비록 많이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도 적지만 이들의 따뜻한 마음은 다른 사람들의 그것에 비해 훨씬 농도가 짙고 깊이가 깊을 것이 분명하다. 요즘처럼 경기침체가 심할수록 구두를 닦는 손님들이 줄어들어 수입도 변변치 못하지만 일송회원들은 사회의 그늘진 곳을 외면하지 않았다. 47명의 회원 가운데는 남을 돕기보다 자신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또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어서 복지시설에 관심 갖기가 쉽지 않은 회원도 다수 있지만 이들은 매달 모임을 갖고 한달 수입의 일부를 모아 이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설을 방문하고 있다. 세상이 각박해 지다 보니 가진 자들은 더욱 움켜쥐려 하고, 가난한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모아보려고 안감힘을 쓰는 마당에 ‘가진 게 없어서 마음만큼 더 많은 사람들을 돕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는 일송회원들의 마음은 사회를 훈훈하게 해 준다.

이처럼 감동적 선행을 하는 일송회원들은 정작 1평 남짓한 부스에서 허리도 제대로 펴보지 못한 상태에서 구두미화와 수선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처럼 여유가 있어서 남에게 관심을 갖거나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작으나마 함께 나눠 기쁨을 배가시키려는 노력들이 잇따를 때 세상은 밝아지고 아름다워질 수 있다. 일송회원들의 ‘사랑과 행복 나누기’ 운동이 각계각층으로 번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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