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충청매일] 당연한 것을 그렇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똥이 자원이다’같은 경우다. 똥은 음식물을 소화한 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찌꺼기지만, 미생물의 밥이며 식물의 양분이다. 지금은 수세식 변기를 통해 버려지고 하수종말처리장에 모아져 처리 후 방류되지만, 예전에는 거름더미를 통해 발효시킨 뒤에 거름으로 활용했다.

다큐멘터리 ‘플라스틱차이나’의 파장은 중국 정부의 쓰레기 수입 중단조치로 이어졌고 지난해 4월 우리는 쓰레기 대란에 직면했다. 중국은 전 세계 재활용쓰레기의 56%를 수입하는 국가, 우리나라는 연간 20여만t의 재활용쓰레기를 수출하는 국가였다. 중국이야 말로 쓰레기를 순환시키는 지구의 재활용센터였고, 많은 나라들은 자국의 쓰레기조차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비순환 체계의 국가들이었다.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필리핀 쓰레기 불법수출 사태’는 그러한 문제점들을 확인시켜 주는 단편적 사례에 불과하다. 전국 폐기물 소각량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청주의 모습을 돌아보자. 산업폐기물 처리의 역군이다. 하지만 자부심은 없다. 수긍할 마음이 생기지는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 폐기물 발생량은 2016년 기준으로 42만9천139t/일이다. 이중 생활계폐기물이 12.5%, 사업장폐기물이 87.5%이다.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1.01kg/일이다. 처리현황은 재활용율 84.5%, 매립률 8.8%, 소각율 6.2%이다. 2010년 이후 발생량은 14.5% 증가한 반면 재활용률은 2.1% 증가하였다. 발생량 증가율이 재활용 증가율을 앞서고 있다. 생활계폐기물 재활용율은 60%, 사업장폐기물 재활용율은 88.3%이다. 매립률은 8.8%로 약간 감소, 소각률은 6.2%로 정체이다. 청주시 폐기물발생량은 2016년 8천826t/년이다. 생활계폐기물이 12.7%, 사업장폐기물이 87.3%다. 재활용률은 74.0%로 전국에 비해 떨어진다. 반면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2016년 0.58kg/일, 2018년 0.48kg/일로 많이 적다. 생활계폐기물 재활용율은 58.7%, 사업장폐기물 중 배출시설계 재활용율이 52%로 많이 낮다.

폐기물정책의 흐름은 1980년대에는 폐기물 안전처리, 1990년대 이후 재활용 촉진, 2000년 중반 이후 자원 순환으로 진화해 왔다. 자원순환정책이 본격화 된 것은 2018년 자원순환기본법 시행과 제1차 자원순환기본계획 수립부터이다. 자원의 선순환으로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실현하자는 것이다. 자원의 선순환이란 ‘생산-소비-폐기’로 이어졌던 선형적 구조를 ‘생산-소비-관리-재생’의 순환형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감량-재사용-재활용-에너지회수-안전처리 등 정책적 우선순위도 명확히 설정하고 있다. 2027년까지 폐기물발생량을 20% 줄이고, 순환이용률(실질재활용량)은 82.0%로 늘이고, 최종처분율은 3.0%까지 줄이고, 에너지회수율을 20.3%까지 늘이겠다는 목표다.

청주는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적다는 점, 산업장폐기물 재활용율이 떨어진다는 점, 타지역 산업폐기물의 상당량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강점과 약점, 여건을 고려할 때 생활폐기물의 지속적 감량, 산업장폐기물 재활용률 획기적 제고,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진다면 자원순환 관한 한 크게 목소리를 높여도 될 만한 도시다. 지속가능한 자원순환도시, 생명문화도시 청주에 어울리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플라스틱 안쓰는 날’에 즈음에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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