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윤 교수의 창]한일 갈등
[박홍윤 교수의 창]한일 갈등
  • 충청매일
  • 승인 2019.07.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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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G20 정상회담을 보는 국내 언론은 G20의 국제적 맥락보다는 논의의 주제가 되지도 않은 한반도와 관련하여 해석적 보도만 하고 있다. 오사카 G20의 공식의제를 보면 국제경제협력, 무역과 투자, 디지털 사회에서 데이터 활용 문제, 항상 제기되는 기후 변화와 에너지 문제, 노동문제, 여성의 지위 신장, 건강 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언론은 어떤 의제도 세부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가 G20에 참석하지만, G20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주류 언론의 G20 보도는 아베 일본 총리가 우리만 빼고 19개국 정상과 개별 회담을 하였다는 것만 부각하면서 한일관계의 갈등만 강조하고 있다. 이것이 한일 갈등을 보는 우리의 모습이다.

한일 갈등은 뿌리가 깊은 갈등으로 항상 잠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양국의 정치체제 변화로 항상 현재화되어 갈등을 확대하는 연속성을 보인다.

국제적 차원에서 한일 갈등과 같은 모습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어디에나 존재하는 편재(ubiquitous)적 속성을 가진다. 중국과 대만,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1만여 곳에서 종교, 민족, 역사, 자원을 둘러싸고 있는 갈등이 인간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일 갈등은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대하여 진정한 사과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한국과 2차대전의 패배에 대하여 강한 피해의식을 가지는 일본의 국가 정체성 의식과 연계되어 가깝지만 먼 나라가 되어 상호 신뢰의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 한일간에 존재하는 잠재적 갈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없어진다는 것은 양국의 국가 정체성과 연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틀에서 중요한 협력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또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이나 비핵화와 같은 문제에도 한일 갈등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일 간의 갈등은 갈등에 존재하는 적의, 긴장, 모순, 투쟁보다는 경쟁, 대립적 이익과 같은 차원을 인정하면서 부분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한일 갈등과 관련하여 식민지 지배라는 역사적 문제는 설득이나 협상과 같은 갈등 해결방법으로 풀어지지 않는다. 한일 갈등의 점증적 해결은 먼저 잠재적 갈등이 현재화된 갈등으로 변화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현실적인 국익을 기준으로 차이를 완화하거나 때로는 잠재적 갈등을 회피하는 방법도 요구된다.

이를 위해 양국은 한일 갈등에서 형성되는 허위의식이나 자국 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적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G20을 회의의 본질보다 한일갈등으로 보고, 우리의 내부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잠재적 갈등을 현재적 갈등으로 조장하는 일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또한, 변화되고 있는 엄격한 글로벌 논리를 이성이 아닌 감정으로 해결하려는 것도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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