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명
시인

[충청매일] 사람이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공부가 2가지 있습니다. 몸 공부와 마음공부입니다. 이 2가지는 인간의 몸을 타고 태어난 이상 어떻게든 해결해야 합니다. 물론 몸의 경우 아플 때 병원에 가면 될 법하지만, 사실은 자동차 고치러 카 센터에 가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결국 하나씩 잘라내고 떼어내는 것이 치료의 과정이 됩니다. 그러기 전에 막으려면 자신이 몸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제 몸에서 일어나는 증상을 두고 나름대로 대응법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가 마음공부입니다. 사실 근대 학교가 들어서기 전의 우리 전통 사회 교육은 마음의 가장 중요한 공부의 뼈대였습니다. 정신의 문제를 가장 중시한 유학의 서당 교육이 그렇게 짜였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날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도덕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은 직장 구하여 멋들어지게 살 것인가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졌습니다.

사실 이렇게 얘기하면 교육 당국자나 입안자들은 동의하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정규 과목에 도덕도 있고 사회도 있고 윤리도 있는데, 왜 그런 소리 하느냐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학교의 기억을 떠올려보십시오. 여러분이 학교에서 배운 것이 무엇인가?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일 겁니다. 욕망으로 들끓는 이 세상에서 욕망을 지난 한 개인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다 청춘 다 흘러간 거죠. 그리고 직장인이 되어 일에 치이며 나머지 삶을 살아가는 겁니다. 삶에 가장 중요한 질문은 하지도 않고 배우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예민한 사람이면 반드시 어둠 저편에서 들려오는 자신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너 지금 뭐하냐?”

“왜 사냐?”

“사람이란 도대체 뭐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으면 인생은 끝내 공허합니다. 아무리 도망치고 아무리 외면해도 이에 대한 답이 없으면 살아갈수록 허무한 느낌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결국 이 문제에 맞닥뜨리죠. 다시 묻습니다. 사람이란 대체 무엇입니까?

이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세계의 모든 성인이 똑같은 답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각기 다르다고 생각하고 자기 종파의 주장이 가장 옳다고 여겼습니다. 이에 대해 성현들의 답은 한결같다고 정리한 사상가가 한국에서 나타났습니다. 다석 유영모가 그이입니다. 박영호의 글을 통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우리 철학 이야기’는 원래 동양사회의 밑그림이 된 음양오행을 청소년에게 소개하려고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사회 얘기를 하다가 말면 철학이 안 될 것 같아서 마음 얘기를 조금 넣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현들이 말한 사람은 무엇일까요? 짐승이 아닌 존재입니다 짐승은 어떤 존재일까요? 먹고 싸고, 싸우고, 새끼 치는 존재입니다. 이 세 가지 속성을 안에서 스스로 극복한 사람을 우리는 ‘참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사람은 그런 존재가 되기 위해서 태어난 겁니다. 이걸 모르는 사람은, 겉만 사람이지 속은 짐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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