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충청매일] 우편집배원의 과로사 문제가 심심찮게 언론에 보도되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시한폭탄처럼 염려하던 차 여지없이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우체국의 우정노조가 집배원증원과 근무시간단축 등 근무조건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자 투쟁을 위한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찬반 투표결과 92%란 압도적 지지로 파업에 찬성했다.

1884년 우리나라 근대우정이 태동한 이래 135년 만에 처음 발생한 사태라 당혹스럽고 심각한 상황이다. 평생을 우체국에 몸담고 정년퇴직한 필자로서는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 금할 수 없으며 조직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체국 현실과 집배원들의 애로와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발전방안에 대해 항시 여러모로 고민하고 있는 우정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누구나 공감하듯이 우체국에서 취급하고 있는 우편이나 금융 등은 모두 국민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업무로서 국가발전의 중추 과업이다.

우체국은 국가에서 운영하지만 제반 비용을 국민의 세금이 아닌 자체수입으로 충당하는 특별회계로 운영하고 있어 전 종사원들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근래 정보통시산업의 발달에 따라 우편물의 감소로 인해 우정환경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체국에서는 지금까지 특별회계 수지균형을 위한 노력으로 전종사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본연의 업무 외에 새로운 수요창출을 위해 불철주야 혼신의 노력을 다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특별회계 수지균형을 위해 직원들의 호주머니 풀어 보험 들고 명절 때 쇼핑 구입하는 방식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다. 그간 우리는 후진국형 정치풍토로 권력기관을 우선하고 힘없고 서비스하는 기관은 홀대하여 왔음이 사실이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소리 없이 묵묵히 서비스 많이 하는 기관과 산하 일선 현장에서 일 많이 하는 직원이 우대받는 세상이 돼야 현 정부의 캐치프레이즈대로 진정한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나라’라 말할 수 있다.

우편집배원같이 끼니 굶어가며 일하는 사람들을 예우하는 나라가 돼야만 선진사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어려운 우체국 환경개선을 위해서는 첫째, 특별회계 부족분을 일반회계에서 보전해야한다.

우편물 감소로 직원들 주머니 풀어가면서까지 독려해도 이제는 도저히 수지균형을 맞출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해 있다.

둘째, 우정청을 설립해야한다.

우정사업본부 직원이 4만2천명인데 본부장 직급은 개방직 1급에 불과하다.

이는 우정업무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으로 환경적응과 독자적 운영을 위해 청으로 승격해야 국민들에게 서비스가 향상된다.

셋째, 일선 직원을 우대해야 한다.

우체국 내에서 도청이나 본부보다 일선현장에서 실제 사업실적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직원들을 우선해야 사업이 향상되고 국민서비스가 증진된다.

평생 우정인으로서 우정노조 총파업 관련보도를 접하며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 금할 수 없으나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이를 계기로 우체국 운영에 새로운 획기적 방향이 모색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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