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웅 칼럼]길거리 문화가 지역문화를 만든다
[이현웅 칼럼]길거리 문화가 지역문화를 만든다
  • 충청매일
  • 승인 2019.06.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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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정보원 원장

[충청매일] 얼마 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해외여행, 특히 유럽으로 가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해외를 여행하면서 가장 부러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걸으면서 버스킹 같은 다양한 거리문화를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특별한 이벤트(축제나 페스티벌)가 있을 때, 거리 공연이 많이 이뤄지는 편이다.

버스킹(Busking)은 186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사전적 의미는 ‘공연하다’라는 뜻의 ‘버스크(Busk)’에서 유래했다. 버스킹을 하는 사람은 버스커(Busker)라 하고, 이들 버스커가 공연을 하면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버스킹은 이처럼 오래 전부터 있었던 활동으로, 지금처럼 녹음과 전파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 오랜 기간 거리는 음악가들의 데뷔 장소로 활용되었고, 현재도 많은 예술가들이 거리에서 자신을 알리고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버스킹을 활용하고 있다. 혹은 자신의 철학을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로 버스킹을 택하는 예술가들도 있는데, 버스킹 장소로는 공원과 거리, 광장, 지하철 등이 있다.

이러한 버스킹에는 음악 공연 이외에도 인형극, 연극, 마술, 코미디, 댄스, 서커스, 저글링, 행위예술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때로는 연주가가 음악과 함께 군중 앞에서 짧은 공연을 진행한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번화가에서 버스킹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유명한 관광도시인 파리나 더블린 등이 버스킹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대학로와 홍대 주변이 버스킹으로 유명하여 서울을 대표하는 지역문화를 견인하고 있다. 이처럼 유명 관광지나 문화적으로 핫한 장소들의 공통점은 버스킹이 이뤄지는 곳이다.

청주시는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면서 '젊음을 공유하는 길, 경제를 공유하는 길'이란 컨셉으로 길거리 버스킹을 비롯한 문화거리 조성사업을 시작하였다. 문화거리 조성 사업을 통해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청주형 도시재생의 가치를 만들겠다"고 공표를 했는데, 무분별한 길거리 버스킹 공연으로 인해 소음과 주민 생활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이 이뤄진다면 청주시의 명물거리 조성과 도시재생 사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청주시에는 이미 성안길 같은 널리 알려진 길거리 버스킹 명소가 있고, 이곳은 플리마켓을 통한 다양한 문화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청주시가 지역의 특성을 내포한 지역문화 거리를 조성을 위한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하지만, 우려가 된다. 지역문화는 그 지역이 가진 다양한 문화적 자원들의 융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즉 도시재생이라는 인위적인 사업이 아니라 버스킹처럼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때 그 가치가 있다.

청주시는 오랜 역사와 문화자원을 가지고 있고, 이들 자원이 현대적인 생활문화와 함께 어우러진다면 그 효과가 클 것이다.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길거리 문화 기반 구축이 될 때 지역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들어 질 수 있다. 청주만의 지역문화는 길거리 버스킹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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