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자료 공개로 1974년 8·15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재일교포 문세광의 흉탄에 숨진 사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 육영수 여사(1925~74)의 생가 복원은 세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 313(부지 9천181㎡)의 육 여사 생가에서 28일 열리는 기공식에는 유족으로 아들 박지만씨와 지역 주민, 옥천군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이 곳은 육 여사가 1925년 태어나 어린 시절과 옥천여중 교사로 재직하는 동안 생활한 곳으로 옥천 지역의 대표적인 조선시대의 전통가옥(충북도 기념물 123호)이다.

그러나 1979년 10·26 사건으로 박 대통령이 사망한 후 관리가 허술해 지붕이 내려앉을 정도로 방치돼 왔고, 이 집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육씨 집안의 가족들로부터 생가복원에 대한 동의절차가 늦어지는 바람에 복원사업추진이 지연됐다. 육 여사 생가는 현재 건물이 모두 철거된 채 옛터만 남아 있어 옥천지역주민들로부터 생가복원공사의 필요성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었다.

옥천군은 1894년께 건립된 육 여사의 생가를 전통건물양식보존과 육 여사의 인품을 기리고 이 곳을 전통문화체험의장과 인근 정지용 생가·옥천향교를 연계한 관광루트로 활용하기 위해 90억원을 들여 2007년까지 안채·사랑채·기념관 등의 복원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시대상황으로 보아 논란의 여지가 없지는 않지만 옥천군 입장에서는 굳이 외면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육 여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한국에서 모범적인 부인상으로 인정되고 있다. 육 여사는 생전에 어린이와 노인, 그리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퍼스트레이디로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게 사실이다. 지금도 그를 기리는 추모행사가 옥천과 서울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육 여사 생가복원은 단순히 복원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육 여사의 성장과정에서부터 군인의 아내, 청와대 안주인의 역할, 봉사활동 등을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견지에서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후세에 산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8명의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불행하게도 대통령 기념관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그런 점에서 역대 대통령부인 중 긍정적 평가를 받는 육영수 여사를 기리는 기념관과 생가가 복원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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