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20일 평양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국빈으로 맞이한다.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지난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방북 이후 14년 만이다.

김 위원장의 대외 행보는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있었던 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전통적인 우군인 러시아와 중국과의 접촉을 늘리며 채널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베트남 회담 이전까지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비핵화와 제재완화를 단계적으로 등가교환 하는 협상에 집중했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아무래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기대만큼 진전을 보지 못하는데 따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며 “적대세력들의 제재해제 문제 따위에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에 따른 후속행보인 셈이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북한을 처음 국빈 방문하는 만큼 김 위원장에게 어떤 경제적 지원책을 선물로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 방북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져 중국 입장에서도 의미가 있는 만큼, 빈손 방북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중국도 국제사회 대북제재 틀을 벗어난 경제 지원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도적 식량·비료 지원 등을 선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지난 4월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있지만 인도적 지원 등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어낸바 있다. 시 주석도 비슷한 수준에서 지원책을 거론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면초가에 놓인 북한으로서 시 주석의 선물이 기정사실화 된다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물밑 지원을 통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북중 정상의 만남은 긍정적이다. 교착상태에 있는 북핵문제를 둘러싼 북미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핵문제 해결에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앞서 김 위원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협상을 재설정(reset)하자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역할을 계속해서 염두에 둔다면 그것은 시 주석에게도 큰 선물이 되는 셈이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관련해서 미국과 중국은 일치된 의견을 갖고 있다. 시 주석은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부분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바 있다. 북한의 비핵화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 동력의 모멘텀을 살리고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해서는 북중 간 대화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제재를 푸는 일이다. 여기에 미국이 움직이지 않다 보니 결국 북한도 다른 대안을 찾아 경제발전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 주석의 방북은 그런 과정 중 하나의 길이라고 본다. 이는 미국에 압력을 가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미국은 중국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북중 간 소통은 결국 우리가 목표로 하는 비핵화 평화구축에 새로운 동력이 돼야 한다. 이를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이 재개되고 이달 말쯤 성사될 한미정상 회담에 시너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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