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20월드컵 결승전서 우크라이나에 패배
이강인 대회 골든볼 수상…전국 곳곳 응원 열기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2019 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16일 충북 청주체육관을 찾은 시민들이 한국 대표팀의 첫 골이 나오자 환호하고 있다.  오진영기자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2019 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16일 충북 청주체육관을 찾은 시민들이 한국 대표팀의 첫 골이 나오자 환호하고 있다. 오진영기자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아쉽지만 잘 싸웠다.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한국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회였다.  

이제 막 소년티를 벗은 20세 이하 어린 선수들은 후회 없이 싸웠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폴란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게 1대 3으로 역전패했다.

한국 남자 축구 역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올랐지만, 트로피를 코앞에서 놓쳤다. 전반 5분 만에 이강인(발렌시아)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이후 내리 3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일본(16강), 세네갈(8강), 에콰도르(준결승)를 차례로 꺾고 사상 첫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은 짜임새 있는 우크라이나를 극복하지 못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의 최초 우승도 물 건너갔다. 하지만 FIFA 주관대회를 기준으로 한국 남자팀의 역대 최고 성적이다. 앞서 1983년 U-20 월드컵 4강,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한국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결승’이라는 것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유효슈팅 1개로 무기력하게 물러나자 16강 진출마저 불투명해졌다.

첫 경기 패배는 오히려 약이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잡고 분위기를 바꾼 한국은 비겨도 탈락할뻔 했던 아르헨티나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조 2위로 당당히 토너먼트에 안착했다.

2년 가까이 틈틈이 호흡을 맞춘 선수들은 위기 때 더욱 강했다. 언제 만나도 껄끄러운 일본을 상대로 전반 숱한 위기를 넘긴 뒤 후반 38분 오세훈(아산 무궁화)의 결승골로 신승을 거뒀다. 상대의 힘을 빼놓은 뒤 막판에 승부를 보겠다는 작전이 주효했다.

세네갈과의 8강전은 명승부였다. 1대 2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이지솔(대전)의 헤더로 기사회생했지만, 이번엔 3대 2로 앞선 연장 종료 직전 아마두 시스에게 동점골을 헌납했다. 운명의 페널티킥에서는 초반 두 차례 실축에도 골키퍼 이광연(강원)의 선방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남미 챔피언 에콰도르까지 넘으면서 일궈낸 FIFA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는 선수들의 기량과 이를 하나로 묶어낸 전술, 철저한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누구 한 명의 ‘원맨팀’이 아닌 전원이 하나가 됐음을 뜻하는 ‘원팀’은 이번 대표팀을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단어다. 막내 이강인부터 주장 황태현까지 모두가 자신을 내려놓고 팀을 위해 뛰었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정정용 감독의 다양한 전술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들을 지원한 스태프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많은 영광들이 따라왔다.

이강인이 우승하지 못했음에도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FIFA가 발표한 ‘2019 FIFA U-20 월드컵’ 베스트골 16개 가운데 조영욱과 최준의 득점이 포함됐다.

조영욱은 지난 9일 세네갈을 상대로 한 8강전 2대 2로 팽팽히 맞선 연장 전반 6분 이강인의 침투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갈랐다. 최준의 골은 에콰도르와 경기에서 나왔다지난 12일 에콰도르와 4강전에서 전반 39분 이강인이 프리킥 상황에서 재치있게 연결한 공을 오른발로 감아차 골을 터뜨렸다.

전 국민도 잠 못 이루며 응원을 펼쳤다. 전국 곳곳에서 응원전이 펼쳐졌으며, 충청권에서도 환호와 탄식에 휩싸였다.

청주시는 청주체육관과 김수녕양궁장에서 청주시축구협회, 청주시체육회와 함께 시민 응원전을 열었다. 청주체육관 응원전에는 이시종 충북지사, 장선배 충북도의장, 한범덕 청주시장 등 지역 기관장들과 정치인들이 함께했다.

김수녕 양궁장에 설치한 가로 18m, 세로 8m 크기의 HD전광판 앞에도 청주의 붉은 악마 수백명이 모여 우승을 염원했다. 충주시는 가로 27.6m, 세로 11.6m 크기의 종합운동장 풀 LED(HD) 전광판으로 선수들이 선전하는 모습을 전했고, 영동군도 영동천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유원대학교 대학생들과 응원이벤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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